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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 책리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쿤데라)

가상 독서모임을 통한 입체적 도서리뷰

by 이승화


<생각거리>

- 전체적인 감상

- 인상 깊었던 장면

- 가벼움 vs 무거움, 나의 위치는?


<1부> 독서토론 ----------------------------------------

※장소: 체코 프라하

※참석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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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24시간이 모자라.

※도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시몸장: 반갑습니다.~ 오늘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입니다. 제목이 익숙하시죠? 제목이 멋있어서 여기저기 많이 쓰이거든요. 책은 안 읽어 봤어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전체적인 감상 먼저 들어볼까요?


○홍기동: 너무 어려웠음. 뭔 소리인지... 시작부터 난감했음. 영원회귀가 어쩌구 저쩌구.... 그나마 무시하고 읽었더니 다 읽긴 했는데... 힘들었음... 그냥 봤다는 것에 만족해야지...


○유당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황지니: 저는 처음 딱 보고 마음을 비운 뒤, 낯선 건 그냥 스르륵 봤네요.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어서 봤더니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네 명의 다이나믹한 사랑이야기!


○시몸장: 그냥 맘 편히 와 닿는 메시지 몇 개만 건져가도 충분하죠 뭐. 저는 몇 개의 메시지가 정말 잊혀지지 않아서, 오래오래 담아뒀었어요. 나름 인생에 영감을 준 책이니까, 인생책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퍼즐 맞추듯이 뚝딱 떨어지는 책은 아닌 것 같아요. 뒤에 해설도 없고. 그냥 봐도 나름 재미있지 않나요?


○변강새: 재미있긴 개뿔! 등장인물도 오락가락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오락가락하고, 내용도 낯설고. 완전 뒤죽박죽 읽기 힘들었구만!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철학서인지... 제목빨이야, 이 책은. 제목이 멋있어서 오래 가는 거라구.


○위흥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 하나하나의 상징적 의미

와 메시지들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사상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책입니다.


●시몸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는지 볼까요. 구체적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유당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홍기동: 소련이 들어온 뒤 보여주는 그 숨막히는 시대 분위기가 참 소름 돋았음. 누가 말하든 다 녹음한다고 생각하면.. 참 끔찍함. 무슨 말만 하면 끌려간다고 하는데, 우리 반공시대 같은 느낌? 어휴... 크게 정치적 행위를 하지 않는데도 그 사이에서 휘둘리는 토마시를 보면서, 우리는 진짜 사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 누구의 영혼과 양심도 오이디푸스보다 결백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자기가 한 일을 보고는 스스로를 벌했어요.

○시몸장: 맞아요. 그렇게 비정치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토마시인데, 이것저것 많이 휘둘리죠. 특히 그 ‘오이디푸스 왕’에 관한 기사가 계속 따라다니잖아요. 정말 지긋지긋함... 기사도 편집한 거라고 하잖아요. 맨 처음에는 그 ‘오이디푸스 왕’ 비유가 엄청 좋다고 생각했는데, 자기가 스스로 벌하는 걸로. 근데 뒤에는 토마시가 또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래서 혼란스럽긴 했어요. 원본 기사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네요.

모든 일이 오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선악의 경계는 끔찍할 정도로 모호하지요. 나는 누구의 징계도 요구하지 않았으며, 그런 것은 전혀 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위흥선: 그 <오이디푸스 왕> 비유는 정말 절묘했습니다. 테레자가 처음에 토마시에게 오는 순간도 비유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또 <안나 카네리나> 내용도 중간중간 나오는데 좋았습니다. 그 테레자의 입장권, 강아지의 이름. 그래서 이 작품을 톨스토이의 <안나 카네리나>의 오마주라고 하는 해설도 어디서 봤는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오이디푸스 이야기’ 지독한 운명! 무거움!


○황지니: 저는 패션에 관심 있는 입장에서, 키치 패션이란 말은 많이 들어봤거든요. 근데 여기 키치라는 말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근데 그 의미가 뭔가 제가 알던 거랑 다른 것 같아서, 여기저기 찾아보기도 하고 그랬네요. 좀 혼란스러운 개념이었어요.

키치의 원천은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다.


○변강새: 키치패션? 그런 말도 있었다니. 여기서는 그거 스탈린 아들의 똥죽음! 이거하면 이해가 쏙 되지 않나. 우리가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은 다 화장실도 안 갈 것 같지? 그게 다 우리가 만들어 낸 환상이라구. 그런 허황된 환상 속에 사는 걸 키치라고 하는 거잖아. 다들 자기가 만들어 낸 환상 같은 시선 속에 살고 있단 말이야. 키치의 왕국!

저주와 특권이 더도 덜도 아닌 같은 것이라면 고상한 것과 천한 것 사이의 차이점은 없어질 테고, 신의 아들이 똥 때문에 심판받는다면 인간 존재는 그 의미를 잃고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스탈린의 아들이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조망에 몸을 던진 것은 의미가 사라진 세계의 무한한 가벼움 때문에 한심하게 치솟은 천칭 접시 위에 자기 몸을 올려놓기 위해서였다.


○황지니: 아 키치를 그 시선으로 보면 그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거겠군요.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게 그런 거구나. 토마시한테 키치가 테레자한테는 키치가 아닐 수도 있고 그러겠네요.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나보군요.


○홍기동: 오호, 그래서 사비나를 보면 사람들이 다 민족항쟁으로 보고 싶어하고, 토마시를 보면 반공산주의자로 보고 싶어 하고, 프란츠의 죽음도 대장정에서 희생한 고귀한 열사로 보고 싶어 하고. 그런 거구나. 그래서 키치의 왕국이라는 거구나. 이해되는 듯.


○위흥선: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키치라는 것의 원래 의미를 역으로 적용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는 현재 ‘키치’를 검색하면 ‘저속한’, ‘하찮은’이란 의미가 나옵니다. ‘똥’ 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하찮게 보는 것들. 근데 그 ‘똥’으로 인해 우리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것들이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 가치의 전환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엄청 의미가 있는 상황. 무거움과 가벼움의 가치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인 겁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초인이 아니며 키치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키치를 경멸해도 키치는 인간 조건의 한 부분이다.


○시몸장: 뭔가 더 헷갈리는 것 같긴 한데... 부분적으로는 다 적용 가능한 것 같습니다. 키치는 여기까지 정리하죠. 저는 Es muss sein! 이 부분 엄청 좋았어요. 머리에 쏙쏙 박혔네요. 사실 저도 그렇고 우리가 어떤 의무에 둘러싸여서 사는 경우가 많잖아요. 근데 알고 보면 그 의무가 별것 아닌 것으로부터 시작되죠. 우리가 무겁게 느끼는 많은 것들의 실체가 그런 것들이 아닐까요.

이 필연, 그의 가슴속 깊이 뿌리내린 이 ‘es muss sein!’이었으며 그를이 필연으로 내몬 것은 우연도, 외과 과장의 관절염도 아니며 외부에서 유래한 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


○홍기동: 맞는 말임. 만약 우리나라였으면 ‘의사’가 ‘청소부’가 되는 상황을 누구도 인정하지 못했을 듯. 불쌍하게만 봤겠지. 하지만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낀 토마시를 보고 느낀 게 많았음. 타고난 것도 딱히 뭐 없고, 가지고 있는 것도 딱히 뭐 없고!

임무라니 테레자. 그건 다 헛소리야. 내게 임무란 없어. 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위흥선: 하지만 이건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의무라고 하는 건 책임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개인의 의무에서 자유로워진다고 사회적 의무까지 내던질 위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로틱한 우정을 중요시하는 토마시는 자신의 자유를 원했겠지만 테레자에게는 지속된 악몽을 선사하지 않았습니까? 완전한 개인은 없다고 봅니다.


○황지니: 그 이야기하니까 뭔가 확 다가오네요. 토마시의 성향이 그렇다면, 그건 존중해줄 수 있는데 상처받는 테레자가 너무 안타까웠어요. 계속 악몽 꾸고, 잠도 못 자고... 기껏해야 한번 다른 남자 만났다가 또 지독한 악몽 꾸고. 휴. 좀 더 강해지면 좋을 텐데요.


○홍기동: 근데 테레자도 뭐 ‘신분 상승’하려고 토마시한테 온 거니까 그게 그거 아닌감.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집착하는 여자가 더 무서움.

끊임없이 ‘신분 상승’을 원하는 자는 어느 날엔가 느낄 현기증을 감수해야만 한다.


●시몸장: 너무 그렇게 말하면 꽃뱀 같잖아요. 그래도 지고지순한 테레자 아닙니까. 그 신분상승이라기 보다는 엄마의 생활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정도로 하죠. 근데 자연스럽게 그걸 받아들인 토마시도 신기했어요. 중간에는 역으로 토마시가 찾아오잖아요. ‘연민’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는데, 동의하시나요?

동정심을 갖는다는 것은 타인의 불행을 함께 겪을 뿐 아니라 환희, 고통, 행복, 고민과 같은 다른 모든 감정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동정은 고도의 감정적 상상력, 감정적 텔레파시 기술을 지칭한다. 감정의 여러 단계 중에서 이것이 가장 최상의 감정이다.


○위흥선: 오래 사시는 분들 보면 그런 이야기들 많이 하지 않습니까. 집 나간 부인들도 그렇고, ‘나 없으면 밥도 못 해 먹을 것 같아서..’라는 말을 하시는 것 보면 오래가는 데는 필요한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지니: 근데 오래가려고 사랑하나요? 흠.. 동정과 연민이라고 하면 불쌍해서 만나는 것 같고.. 그렇다고 하면 뭔가 비참해 보이지 않나요. 어렵네요.


○변강새: 사랑은 찰나지! 배터리도 아니고 오래가야 좋은 게 뭐야. Einmal ist keinmal. 이것도 끝내주지 않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어. 이게 딱! 한번 사는 인생 화끈하게 살아야지! 후회해서 뭐하나! 돌아갈 수 없는걸!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홍기동: 이거랑 영원회귀랑 같이 헷갈렸음. 둘이 비슷한 의미 같기도 하고 정 반대 같기도 하고. 목차도 보니까 똑같은 제목 반복되던데, 그것도 영원회귀 같은 의미인가. 어려움.

뒤집어 생각해 보면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시몸장: 맞아요. 블랙홀 같은 첫 문단이라고 할 수 있었죠. 우선 영원회귀 이야기 들었을 때 충격이었어요. 우리가 지금 잘못하면 죽어서 지옥에 간다거나, 나중에 소로 다시 태어난다거나 그러잖아요. 근데 적어도.. 지금처럼 다시 산다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네요.


○황지니: 우리가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다 보면 과거 이야기하잖아요. 어떤 애들은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면 신나게 놀 거라고 하고, 또 어떤 애들은 공부 다시 열심히 할 거라고 하잖아요. 저런 상황이 주어져도 결국 사는 방식은 다를 것 같아요.


○위흥선: 맞습니다. 잘못하면 허무주의로 빠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열심히 살라는 말 아니겠습니까! “너 너 같은 아들 낳는다.”라고 하면 정신 바짝 차리듯이 말입니다!


○변강새: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만. 한번 죽었다 살아나 봐야 정신차리겠구만. 근데 어쩌나, 인생은 한번뿐인데.


○황지니: 근데 사실 이것저것 다 버리고 이 네 명의 사랑 이야기만 다루었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그 ‘이해받지 못할 말들’ 엄청 좋았어요. 저도 그런 목록 하나 만들어보고 싶었다니까요. 우리가 대화하면서 정말 어긋나는 것들이 많잖아요. 프란츠랑 사비나는 정말 상극 같았음.


○홍기동: 둘이만 그거 해서 그렇지, 그거 작성하면 다 안 맞는 거 다 그만큼 나올 듯. 토마시랑 테레자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시몸장: 4명은 정말 다 다른 느낌이죠. 이번엔 인물들을 통해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가장 가벼운 사람부터 무거운 사람까지 차례대로 나열해 볼까요? 그 안에 본인의 위치도 정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황지니: 저는 처음부터 사랑이야기로 봐서 이미지가 딱 잡혔어요. <사비나-토마시-황지니-프란츠-테레자> 저는 나름 자유로운 사랑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바니와 토마시에 비하면 동네 꼬마 수준인 것 같아요. 여자라서 그런지 사비나와 테레자의 감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는데, 둘은 정말 다른 것 같아서 극과 극에 뒀어

요.


○시몸장: 그렇네요. 양 극단은 여주인공들이 차지하고 있군요. 우리들 중으로 따지면... 황지니 님도 왼쪽일텐데... 어마어마한 분들과 있으니 가운데 있네요. 역시 상대적이에요.


○홍기동: 뭔가 사비나가 그렇게 가벼워 보이지는 않았는데. 어떤 것을 배신한다고 하는데 배신한다는 건 그래도 축이 있는 거잖아요. 그 축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홀가분하게 보이진 않았음. 싫어하는 것도 결국 그 대상을 생각하는 거라고 하지 않음? 차라리 지극히 개인만을 생각하는 테레자가 더 가벼워보였음. 약간 사회적으로 봤을 때 이렇게 놓아 봤음. <테레자-프란츠-사비나-토마시-홍기동>


○황지니: 기동 님 하나도 안 무거워 보이는데! 가장 무겁다고 해놨네요? 무거운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홍기동: 딱히 그건 아닌데, 책에서는 좀 답답했음. 시대적으로 이렇게 휘둘리면서 이렇게나 소극적일 수 있나. 행동은 아니더라도 생각은 전할 수 있는데 다들 별 생각 없는 듯. 그나마 목소리를 내는 건 작가의 목소리지 인물들이 말한 건 거의 없던데. 토마시도 기사 썼다가 번복하고. 애매함.


○시몸장: 굉장히 신선한 접근인 것 같아요. 작가가 말하는 가벼움과 무거움에 의지할 필요는 없죠. 둘 중에 어떤 것이 좋다는 의미도 없구요. 작가의 개입이 많긴 한데 사실 왔다갔다 질문식으로 던지는 내용도 많으니까, 굳이 따를 필요는 없죠. 재미있네요.


○위흥선: 저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토마시가 관계에서는 가벼움을 추구하지만 의사 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무거움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까. 사비나도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를 열고. 프란츠도 지속적으로 자신이 하던 연구를 해가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대장정에도 참여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랑에서는 그렇게 무거운 테레자가 일에 대해서는 지극한 가벼움을 보여줍니다. 처음 종업원부터 시작해서, 중간에 사진을 찍는 기술도 배우고 재능도 발견하지만 다시 한순간에 놓아버리죠. 뒤쪽에도 다시 종업원으로 가고.


○변강새: 학자 납셨네. 아주. 그래서 어떻다는 거여! 우선 쫙 나열해 봐.


○위흥선: 흠흠. 그럼 우선 자아실현(?) 기준으로 나열을 해 보겠습니다. <테레자-프란츠-토마시-위흥선-사비나>로 한번 놓아봤습니다.


○홍기동: 엇, 그런데 토마시가 가장 무거운 게 아님? 마지막에 일 바꿔서 그런가? 그렇게 생각하면 프란츠도 계속 자신의 연구와 교수직을 유지하지 않았음?


○위흥선: 맞습니다. 토마시는 활활 타오르다 꺼졌기 때문에 평균치는 좀 낮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쭉 지속되는 프란츠와 사비나가 남았는데, 프란츠는 사비나를 동경하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그냥 묵묵히 자신의 전문성을 쭉 살려 낸 사비나를 가장 무겁게 뽑았습니다. 저는 뭐, 자기 일을 비하하는 프란츠보다는 높고, 토마시는 마음이 변했으니까 그보다는 무거운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변강새: 말은 엄청 많구만. 하튼 우리나라는 한 줄로 세우는 걸 좋아해서 탈이라니까! 그리고 뭐 이리 설명이 많아. 느낌이 있는 거지 느낌! 딱 보면 딱이지. <변강새-사비나-토마시-테레자-프란츠>. 가벼움은 위대하지! 다들 내 아래라고.


○시몸장: 강새 님은 워낙 확고하시니까.. 가벼움에 대한 숭배를.. 근데 간단히 이유 좀 설명해 주세요.


○변강새: 뭔가 억눌려 보이잖아, 프란츠는. 테레자도 그렇고. 사비나는 좀 편해 보이고, 토마시는 과도기지. 오락가락 하잖아.


○시몸장: 설명을 부탁드린 제 불찰입니다. 저는 사실 이게 고민거리인가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내 위치만 잘 잡으면 되는 줄.. 근데 모두 다른 인물들 배치도를 보고 놀랐네요. 저는 유연성 면에서 생각했어요. 바뀔 수 있는가. 그래서 실제로 변화한 인물을 가볍게 봤고, 기존의 것을 계속 유지하는 걸 무겁게 봤네요. <토마시-프란츠-시몸장-사비나-테레자> 제가 가운데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죠. 저는 균형강박이니까.


○유당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몸장: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 그만큼 책이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제목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고 해서 가벼움을 찬양한다고만은 보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 결국 책은 우리에게 와서 완성되는 거니까요.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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