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휘력] 개편 기념 개편한(?) 이벤트 참여

일상 속 생존 어휘 습득하기

by 이승화
개편한(?) 이벤트


굉장히 흥미로운 이벤트 포스터를 봤습니다. 원주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에요. 채널을 개편한 기념으로 채널 구독 이벤트를 연다고 합니다. 그래서 개편한 이벤트인데, 강아지 발자국도 보이고 '개편하게 경품 타자'라는 문구를 보니 의도가 확 느껴집니다. 정~말 편하게 이벤트 참여하고 경품도 탈 수 있다는 말이네요. '개편하다'가 이렇게 여러 의미로 사용된다니 흥미롭습니다. 좀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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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정말, 최고로


한 학생이 같이 가는 친구가 말했습니다.

우리 학원은 개편해~!!

그러자 그 친구는 대답합니다.


좋겠다. 우리 학원은 빡쎈데...


둘이 대화가 참 자연스럽네요.

여기서의 '개'는 강조의 의미를 갖고 있어요. '정말 편하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편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거예요. 과제가 많지 않거나, 선생님이 친절하거나, 수업이 어렵지 않다거나 등등


이 강조의 '개'를 욕처럼 거친 비속어로 생각하지만, 뿌리가 되는 단어가 있어요. 개고생, 개꿈, 개망나니와 같은 단어에 함께 쓰이는 접사입니다. 보통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요.


1. ‘야생 상태의’ 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2. ‘헛된’, ‘쓸데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3.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사전에 등재되어 있진 않지만, 요즘 실제 언어 생활에서는 '개-'가 긍정적인 강조의 의미로도 많이 사용되죠. '개맛있다', '개멋있다', '개웃기다' 등등 칭찬의 의미로까지 확장되어 쓰입니다. '개편하다'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칭찬이 될 수 있어요. 언어는 변화하기 때문에 앞으로 살펴봐야겠어요.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학원 원장님께서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우리 학원은 개편합니다.

그러자 학생들이 대답합니다.


어떻게요? 언제부터요?


원장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강조의 거친 말을 쓰진 않겠죠? 같은 '개편'이지만 반응이 달라요. 여기서의 개편(改編)은 '고치다 개(改)'와 '엮다 편(編)'이 합쳐진 말로 '다시 고쳐 엮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학원이 바뀐다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바뀌는지, 언제부터 바뀌는지 궁금하겠죠? 맥락상 적절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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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제도 개편합니다

학생들이 자주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대학 입시제도가 정~말 편하다는 의미일까요? 아니죠! 미래 교육에 맞도록 기존 제도를 바꾼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여기서 학생들은 어떻게 바뀌는지, 언제부터 적용되는지 집중해서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학습의 방향을 정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 조직 개편합니다


직장인들이 자주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우리 조직이 일하기 정말 편하다는 의미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기존 제대롤 바꾸고 새로 엮는다는 뜻이죠. 조직 개편에 따라 새로 생기는 조직, 사라지는 조직이 있고 조직 운영의 방향성이 표면적으로 드러납니다. 내가 속한 조직의 변화와 함께 전망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개편하다'의 중심 의미는 결국 바꾸고 고치는 거예요.


이 '고치다 개(改)'가 들어간 단어를 더 소개할게요.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는 회개(悔改), 제도나 기구를 새롭게 뜯어 고치는 개혁(改革), 잘못을 고쳐 좋게 하는 개선(改善), 다시 뜯어고쳐 바로잡는 개정(改訂), 나쁜 점을 보완하여 더 좋게 고치는 개량(改良), 고쳐서 다시 짓는 개조(改造) 등이 있습니다.



+ 한자 성어

개과천선(改過遷善)은 '고치다 개(改)', '지나다 과(過)', '옮기다 천(遷)', '착하다 선(善)'가 합쳐진 말로 지난날의 잘못을 고치어 착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사고뭉치였는데 개과천선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악취가 풍기는 도시였는데 개과천선해서 깔끔해졌다' 등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따로따로 열어라


일상 속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한자 '개'는 '열다, 피다 개(開)'입니다. 새로운 것을 꾸리거나 시작할 때 많이쓰입니다. 토지나 자원 따위를 유용하게 만드는 개발(開發), 거친 땅을 일구어 논이나 밭과 같이 쓸모 있는 땅으로 만드는 개척(開拓), 어떤 모임이나 행사를 여는 개최(開催), 영업을 처음 시작하는 개업(開業), 항구나 공항을 열어 업무를 보는 개항(開港), 봉한 것을 열거나, 새 영화를 상영하는 개봉(開封) 등이 있어요.


다음은 하나, 낱을 뜻하는 '낱 개(個)'입니다. 국가나 사회, 단체를 구성하는 한 사람인 개인(個人)이라고 해요. 여기서 덧붙여 이 개인의 기술을 개인기(個人技), 개인적으로 펼치는 경기나 전시회를 개인전(個人展),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태도나 사상을 개인주의(個人主義)가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인 개성(個性), 여럿을 나누어 하나씩 따로 있는 상태인 개별(個別) 등도 알아두세요.



뉴스 읽기_기사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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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짓기_다음 단어를 읽고 뜻을 떠올려 보세요.


- 고치다 개(改): 개편, 회개, 개혁, 개선, 개량, 개정, 개조, 개과천선

- 열다 개(開): 개발, 개척, 개업, 개업, 개항, 개봉

- 낱 개(個): 개인, 개인기, 개인전, 개인주의, 개성, 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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