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어휘 챙기기
환영합니다 승객님
버스에 탈 때 교통카드를 기계에 딱 찍으면 '환승입니다'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이를 들은 한 학생은 무심코 '환영합니다. 승객님'을 떠올리며 기분 좋게 이동해요. 줄임말이 익숙한 학생에게는 그럴듯한 추론입니다. 그런데 이 소리가 나올 때가 있고, 안 나올 때가 있음을 깨닫고 친구한테 이야기합니다.
친구에게 버스 환승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내린 후 30분 이내에 또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환승 할인이 되는 제도예요. 그래서 바로 버스를 탔을 때는 소리가 나지 않고, 갈아타기를 했을 때만 '환승입니다' 소리가 났던 겁니다. 기계가 기분에 따라서 환영하지는 않겠죠.
바꾸어 볼까요
티빙에서 방영하는 예능프로그램 <환승연애>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이와 함께 '환승연애', '환승이별'이란 키워드가 SNS에 많이 노출되면서 그 뜻을 정확히 알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댓글이나 커뮤니티에는 '환승연애'가 무엇이냐고 묻는 내용을 종종 볼 수 있어요.
환승(換乘)은 '바꾸다 환(換)'과 '타다 승(乘)'이 결합된 말로 다른 노선이나 교통수단으로 갈아타는 것을 뜻해요. 지하철 환승역은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역을 뜻하고, 버스환승센터도 여러 버스를 갈아탈 수 있는 정거장을 의미합니다. 빠른 시간 내에 대중교통을 갈아타면 교통비를 할인해 주는 환승 제도도 있어요.
이런 대중교통 환승에 '연애'나 '이별'을 붙여서 '환승연애, 환승이별'이라는 비유적인 표현도 새로 생겼습니다. 누구나 이별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지만, 그 사이가 너무 짧거나 겹치면 관계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하죠. 그렇게 좋지 않은 의미로 '환승연애, 환승이별'이라고 합니다. 방송에서는 조금 유연한 의미로 헤어진 전 연인과 새로운 이성 사이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해요. 환승역을 떠올리면 좋습니다. 이미 왔던 곳으로 가느냐, 새로운 곳으로 가느냐, 어디로 갈아탈지 고민하는 모습!
여기서의 포인트는 '바꾸다 환(換)'입니다. 일상 속에서도 자주 만나는 글자예요. 서로 바꾸는 교환(交換),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바꾸는 것을 환기(換氣), 서로 다른 나라의 화폐를 바꾸는 것을 환전(換錢)이라고 합니다. 또 교복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듯이. 옷을 바꿔 입는 것을 환복(換服), 안과 밖의 공기를 바꾸는 기계를 환풍기(換風機)라고 해요. 식당에서 자주 볼 수 있죠.
+ 한자성어
환골탈태(換骨奪胎)는 '바꾸다 환(換)', '뼈 골(骨)', '빼앗다 탈(奪)', '아이 배다 태(胎)'가 더해진 말로 뼈를 바꾸고 태를 빼앗는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뼈는 안의 모습, 태는 밖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어요. 결국 안과 밖을 모두 바꾼다는 뜻입니다. "대학생이 된 후 환골탈태한 모습이에요!", "회사가 구조조정 후 환골탈태했어요."처럼 나쁜 습관, 낡은 모습을 벗어나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을 긍정적으로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너무 기뻐서 걱정이야, 돌아와!
환승을 '환영합니다. 승객님!'의 줄임말로 오해한 학생의 이야기를 했었죠. 여기서 쓰인 '환'은 기쁘고 반갑고 친하다는 뜻의 '기쁘다 환(歡)'이에요.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는 환영(歡迎), 기쁘고 반가워서 소리 지르는 환호(歡呼), 반갑게 맞이하고 대접하는 환대(歡待), 기쁜 마음으로 떠나 보내는 환송(歡待) 등 밝은 느낌의 단어들과 잘 어울립니다.
세상에는 좋은 일만 있을 수 없죠. 걱정스러운 마음, 병과 재난을 뜻하는 '근심 환(患)'도 있습니다. 몸의 온갖 병인 질환(疾患), 병이 들거나 다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患者), 집안에 복잡한 일로 생긴 걱정인 우환(憂患) 등 어두운 느낌의 단어들이 있어요. 같은 '환'이지만 어떻게 쓰이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환'은 '돌아오다 환(還)'입니다. 바꾸다는 의미와 비슷하면서 조금 달라요. 본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빌려준 것을 되돌아주는 '반환(返還)',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는 '귀환(歸還)', 빌린 돈을 갚는 '상환(償還)', 돈이나 요금을 되돌려주는 환불(還拂),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환생(還生)' 등 다양합니다. 앞에서 다룬 '기쁜 마음으로 떠내 보내는 환송(歡待)'과 다르게 '다시 돌려 보내는 환송(還送)'도 있으니 맥락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뉴스 읽기_기사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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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짓기_단어를 보고 뜻을 떠올려 보세요.
- 바꾸다 환(換): 환승, 교환, 환기, 환전, 환복, 환풍기, 환골탈태
- 기쁘다 환(歡): 환영, 환호, 환대, 환송
- 근심 환(患): 질환, 환자, 우환
- 돌아오다 환(還): 반환, 귀환, 상환, 환불, 환생. 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