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이 좋은 거야? 나쁜 거야?
첫 번째 상황
A: 멀리 여행 온 김에 맛집에 가자!
B: 그 SNS에 나왔던 OOO 빵집 가볼까?
A: 좋아! 줄 서도 되니까 실컷 먹고 오자.
B: 근데... 오늘 휴무일이라네...
A: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망했다.
두 번째 상황
A: 여기 공원에 왜 이렇게 사람이 많지?
B: 저쪽에서 드라마 촬영한데.
A: 대박! 연예인 볼 수 있겠다.
B: 그러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A: 얼른 가서 구경하자!
우연히 재수가 없는 날
첫 번째 상황에서 쓰인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나쁜 상황을 뜻합니다. 여기서 '장날'은 시장을 생각하면 됩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여러 가지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에요.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는 시장과의 차이는 특정 날에만 열린다는 점이에요. 3일마다 열리는 삼일장, 5일마다 열리는 오일장 등이 있어서 날짜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런 장날을 만나면 기쁘지 않을까요?
속담의 유래를 보면 흥미롭습니다. 먼 길을 떠나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친구가 집에 없는 상황이에요. 친구는 장날이라 집을 비우고 장 구경을 갔다고 하네요. 과거에는 핸드폰도 없으니 연락도 주고받기 힘들어서 길이 엇갈리게 된 거죠.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허탈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면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먼 길을 찾아간 맛집이 휴무인 걸 알게 된 사람들의 허탈한 마음도 이와 비슷하겠죠.
지금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시대니 예상하지 못한 사고에 최대한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친구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는 태도, 음식점을 찾아가기 전에 미리 영업 유무를 확인하는 태도가 중요해요. 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유연하게 극복하려는 마음가짐도 필요해요. 친구는 만나지 못했지만 간 김에 시장 구경을 간다거나, 원하던 맛집을 가지 못했지만 다른 식당을 또 찾아보는 등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어요.
마른하늘에 날벼락
: 예상하지 못했던 큰 어려움을 당했을 때를 의미합니다. 하늘이 맑아서 비가 오거나 천둥번개가 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면 당황스럽겠죠? 하늘이 흐리면 예상하고 준비라도 할 수 있는데 말이에요. 한자성어로는 청천벽력(靑天霹靂)이라고도 해요. 푸르다 청(靑), 하늘 천(天), 벼락 벽(霹), 벼락 력(靂)이 합쳐진 말로 맑은 하늘에 치는 날벼락을 뜻합니다.
(예)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핸드폰 화면이 갑자기 안 눌려요!
(안 되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
: 뒤로 넘어졌는데 왜 코가 깨질까요? 그만큼 말도 안 되는 뜻밖의 불행을 이야기합니다. 가장 단단한 부분인 머리가 부딪치면 혹이 생기고 말 일인데, 약한 코로 부딪치면 큰 상처를 입게 되죠. 아무리 조심해도 운이 없으면 별 일이 다 일어납니다.
(예) 지각 안 하려고 일찍 버스 탔는데, 그 버스 고장 나서 지각했어. 정말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운도 없네!
오히려 좋은 날
두 번째 상황에서 쓰인 '가능 날이 장날이라더니'는 우연한 행운으로 일이 잘 풀리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예상하지도 못한 좋은 일이 생긴 거예요. '장'을 매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장날'은 더 귀한 날입니다. 이렇게 귀한 날이라고 생각했을 때, 우연히 잔칫날을 마주한 것이니 기분 좋겠죠. 요즘은 속담의 원래 의미에서 확장되어 '우연함, 뜻하지 않은 일'에 초점을 두고 긍정적인 상황도 포함하여 사용되기도 합니다. 친구를 못 만났어도, 더 흥미로운 장 구경을 할 수 있으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여러분은 우연히 찾아간 장소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을 본 적이 있나요? 우연히 찾아간 여행지 식당이 유명한 맛집이었던 적이 있나요? 지나가다 들른 마트인데 할인 행사를 해서 합리적인 쇼핑을 한 적이 있나요? 소중한 순간은 이렇게 뜻밖의 시간과 장소에서 불쑥 나타나기도 합니다. 인생 순간순간 이런 뜻밖의 기쁨을 자주 마주하길 바랍니다.
천재일우(千載一遇)
: 하늘 천(千), 싣다 재(載), 한 일(一), 만나다 우(遇)가 합쳐진 말로 천 년 동안 단 한 번 만난다는 뜻입니다. 천 년에 단 한 번이라니! 정말 만나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의미해요. 이런 소중한 행운의 순간이 왔을 때 알아채고 그 기회를 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 경기 종료 전 마지막 페널티킥이야!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호박이 넝쿨째로 굴러들어오다
: 귀한 열매인 호박이 통째로 굴러 들어온 것처럼, 예상하지 못한 기쁜 일이 생기거나 좋은 물건을 얻었다는 의미입니다. 호박은 다양한 요리에 들어가는 식재료이자 건강에도 좋아서 인기 많은 열매이고 넝쿨은 식물의 줄기를 뜻해요. 그러니 세트로 함께 왔다는 의미죠. 한 지역에서는 새색시가 결혼할 때 호박을 혼수로 가져왔다고 해요. 그래서 좋은 사람이 집에 들어왔다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예) 경품에 당첨되다니!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구나!
내가 만든 관용어
가는 날이 맛집 휴무일
: 요즘엔 맛집을 가기 위해 먼 길을 오가고,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합니다. 맛집 자체가 여행 코스가 되기도 해요. 그런 맛집에 힘들게 찾아갔는데 휴무일이라면 얼마나 속상할까요? 그것도 '개인 사정'으로 인한 휴무는 온라인에 잘 보이지도 않아요. 그럼 어쩔 수 없이 돌아와야겠죠.
콘서트 가는 날 재난주의보
: 큰 마음먹고 애정하는 아이돌의 콘서트를 예매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공연 전 날씨가 심각하게 안 좋아지더니 자연재난으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었어요. 오랜 시간 기다려온 날이지만, 갑자기 찾아온 불행을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 없이 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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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최애 크리에이터 만난 날
: 요즘은 길거리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우연히 길을 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콘텐츠로 만드는 경우도 많아요. 내가 평소 즐겨 보던 채널의 크리에이터를 우연히 만나 인터뷰까지 한다면 정말 기분이 좋을 거예요.
가는 날이 한정판 굿즈 풀린 날
: 물건을 파는 곳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합니다. 소비자를 유혹하는 대표적인 이벤트가 한정판 굿즈입니다. 수량이 많지 않다 보니까 줄을 선다고 해도 구하기도 힘들어요. 물건이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 없어요. 그런데 우연히 방문한 날, 한정판 굿즈를 맞이했다며 정말 운이 좋은 상황입니다.
+ 여러분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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