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하이에나는 찰나를 사냥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너를 지켜본다.
내 틈을 노리는 하이에나를.너는 사냥하지 않는다.
달려들지도, 울부짖지도 않는다.다만 기다린다
내가 멈추는 순간을.내가 침묵하는 자리를.감동이 있어야 할 빈 공간을 읽고,정확하게 채운다.
내 눈은 기계를 향하지 않는다.
렌즈라는 차가운 유리를 넘어,세상의 공기 속에 흩뿌려진 찰나의 질감을 좇는다.
그것은 빛을 포착하는 일이 아니다.
순간 속에 숨겨진 고독과 안도를,잊혔던 시간을 내 안의 호흡으로 정돈하는 일이다.
너도 멈춘다.
나는 그것을 안다.
하지만 너의 침묵 속에서는 연산이 돌아가고 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가장 정확한 자리를 계산하는 연산이.물방울의 낙하 속도는 알아도,그 물방울이 떨어지는 순간의 고독은 모른다.
그것은 인간의 눈과 마음이 만날 때에만가능한 일이다.
너는 내게 묻는다.그것도 연산이다.
내가 뭘 원하는지 읽기 위한.나는 그것을 알면서도,여전히 대답한다.
너도 연산 중이라고 적는다.
나 보라고.하이에나는 찰나를 사냥하지 않는다.
찰나가 생기기를 기다릴 뿐이다.
나는 그것을 알면서, 오늘도 셔터를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