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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 Apr 26. 2021

미국 주식 싸게 사기 : 저점 매수 타이밍


인간 지표 : 투자의 바로미터


지난 2월 중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투자는 남편이 다 알아서 한다며 미국 주식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친구였는데, 테슬라 주식을 사야겠다며 어느 증권사를 쓰는 게 좋은지 물어왔다.


미국 주식을 시작한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었으나, 테슬라가 과매수 상태라 판단됐기에 좋은 기업이나 지금은 너무 비싼 거 같으니 좀 더 지켜보고 사면 좋겠다 말했다.


하지만 친구는 전고점인 900$ 대비 좀 빠져 싸졌다며, 그날 저녁 바로 매수 소식을 전했다.


이어 2 중순부터 2 가까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주가 조정이 있었고, 테슬라 주식은 전고점 대비 -40%가량 빠져 540$까지 하락한  4 말이 돼서야 700$ 수준으로 회복했다.


최근 다시 연락이 온 친구는 테슬라가 이제 좀 원금을 회복해 간다며, 이번엔 비트코인을 사려면 업비트만 깔면 되냐 물었다.


‘코인, 고점이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비트코인이 너무 급하게 올라 조정을 기다리고 있으니 좀 기다려 보는 게 어떠냐며, 정 사고 싶으면 반드시 분할 매수하라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


며칠 후 놀랍도록 비트코인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업비트에서 4월 14일 8199만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23일 5600만 원까지 고점 대비 일주일 만에 –32%나 하락했다.


걱정되는 마음에 친구에게 비트코인을 매수했는지 물었고, 다행히 지난번 통화 후 업비트를 깔아만 뒀는데, 이제 사면되냐는 반문에 마음이 놓였다.


“고점 신호를 알리는 투자의 바로미터”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앞으론 네 전화가 오면 기쁘게 현금을 마련해 두겠다 농담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난 과매도라 판단된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다.


싸게 사야 잘 버틴다


애플이나 엔비디아, 구글처럼 누구나 다 아는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지금 사도 되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난 당연히 좋은 주식이라 대답한다.


다만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 해도 남들 다 살 때 따라 사면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소요되니, 장기적으로 모아갈 생각이라면 사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그 후엔 늘 물렸다, 안 오른다 등등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2달쯤 지나면 너무 힘든데 팔아야 하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싸게 사는 거다.

싸게 사면 조금 떨어졌다 다급해 지거나 초조해지지 않고, 여유를 갖고 기다릴 수 있게 되니 말이다.


그럼 언제 사야 싸게 살 수 있을까?


보조지표 RSI


매수 시 반드시 확인하는 보조 지표 중 하나가 상대강도지수(Relative Strength Index, RSI)이다.


RSI는 일정 기간 동안 주가가 전일 가격 대비 상승한 변화량과 하락한 변화량의 평균값을 구해 상승한 변화량이 크면 과매수, 하락한 변화량이 크면 과매도 상태로 판단한다.


일종의 주가 상승 압력과 하락 압력 간의 상대적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1~100 사이의 값을 가지며, 일반적으로 70 이상을 과매수, 30 이하를 과매도 상태라 본다.


RSI에 따라 매수, 매도 타이밍을 잡는 방법은 다양한데, 난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 해도 RSI가 70 이상의 과매수 상태라면 과열이라 판단해 매수를 시작하지 않는다.


반대로 RSI가 40 미만이 되면 매수를 시작하는데, 30 이하 과매도 상태가 되면 적극 매수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서 과매수 상태라면 고점에서 물릴 확률이 높다.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팔아 과매도 상태라면 싸게 살 수 있고, 팔 사람은 대부분 팔았기에 주가도 가볍게 올라갈 수 있다.


RSI가 40~50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너무 사고 싶은 주식이 있다면 투입할 현금 중 20% 미만 수준으로 매수해 정찰병을 보내 둔다.


지난 3월 말 테슬라를 매수한 후 더 빠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보단 4월 말 나올 실적을 기대하며 기다릴 여유가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싸게 샀기 때문이다.



물론 RSI 원칙을 매번 철저히 잘 지켰던 것은 아니다.


작년 말부터 전기차 관련 주식이 폭등해 2021전기차 시대가 도래한다는 사실이 자명했다.


당시 테슬라도 놓쳤는데 이러다 필수 섹터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지 못하겠다는 불안감에 1월 초 전기차 배터리 ETF인 LIT(Global X Lithium & Battery Tech ETF)를 급하게 매수했다.


상승하는 LIT의 주가를 보다 참지 못하고 매수했지만 과매수 상태의 진입이었기에 지금까지 존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나처럼 존버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주가가 오르면 팔려는 매물들이 계속 나와 오를 듯하다 내리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포트폴리오 한편 쭉정이처럼 버티고 있는 LIT를 보면 안타깝다. 매수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을 뿐, 결코 나쁜 주식은 아닌데 말이다.



대전제 : 좋은 주식이어야 한다


주식을 싸게 사기에 앞서 먼저 좋은 주식을 고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해당 산업에 독점력을 갖고 있고,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좋은 주식이라 판단하는데, 미국 시장에는 누구나  번쯤은 들어본 독점력과 성장성을 겸비한 우량 기업이 많다.


그러니 남들 잘 모르는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 미리 사서 기다리는 건 고수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산업 분야별 글로벌 1등 기업을 쌀 때 매수해 잃지 않는 투자를 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RSI와 인간 지표를 보조 지표로 잘 활용한다면 적어도 좋은 주식을 비싸게 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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