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도 재밌는 멕시코 휴양지, 칸쿤
나에게 멕시코는 쿠바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나라였다.
멕시코에서 쿠바와 비교적 가까우며 가장 안전한 도시인 휴양도시, 칸쿤(Cancun). 중미의 첫 번째 여행지는 멕시코 칸쿤이다.
이 배낭여행을 계획했을 때 칸쿤은 갈까 말까 정말 망설였는데 이유는 딱 하나였다. 신혼여행지인데 혼자 가면 서럽다는 것.
회사를 더럽게 열심히 다니던 일개미 시절, 신혼여행지로 칸쿤을 다녀온 회사 선배들의 표정에선 칸쿤을 묘사할 때마다 행복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자랑하듯 보여주는 신혼여행 사진을 볼 때마다 얼마나 부러워했던지.. 파란 카리브해가 지상 낙원 같아 보였다.
그래! 신혼여행 언제 갈지, 어디로 갈지, 아니 평생 못 갈지도 모르는 마당에 혼자가 대수냐. 까짓 거 배낭 메고 가보자.
아름답고 조용한 섬, 여인의 섬 Isla Mujeres
칸쿤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여인의 섬, 이슬라 무헤레스는 칸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이슬라 무헤레스는 작은 섬이기 때문에 골프 카트나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빌리면 하루에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곳이었다.
사람도 없고 굉장히 한적해 혼자 돌아다니기에도 딱 좋았다.
골프카트를 타고 가다 보인 작은 선착장. 너무 예뻤다. 가만 앉아 책을 읽고 싶었던 장소였다. 한참을 그렇게 선착자에 앉아 멍을 때렸다.
지나가다 멈춰 서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엽서 같은 사진들이 찍혔다.
이슬라 무헤레스에서도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었다. 하루쯤 머물면서 저 파란 바다에서의 액티비티도 좋을 것 같았다.
# 칸쿤의 프라이빗 비치 안 부러운 퍼블릭 비치
골프카트로 섬을 한 바퀴 돌고 난 뒤 내 마음에 가장 드는 장소였던 퍼블릭 비치에서 수영을 하기로 했다.
레스토랑, 바와 같이 운영되고 있어 맥주 한 병 시켜놓고 썬베드에 누워 있으니 칸쿤 프라이빗 비치가 부럽지 않았다. 정말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는 장소였다.
불과 두어 달 전만 해도 서울의 빌딩 속 컴퓨터 앞에 앉아 숫자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던 게 꿈만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멕시코 칸쿤 근방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바로 이슬라 무헤레스였다. 하루나 이틀 머물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기분 탓인지, 날씨 탓인지 바다색이 칸쿤의 바다색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속이 뚫리는 듯한 바다색은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았다.
제주도에 우도라는 보물이 있다면 칸쿤에는 이슬라 무헤레스가 있었다. 진정한 휴양지의 느낌을 주는 섬이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어쩐지 가혹한 칸쿤 비치
칸쿤의 해변은 굉장히 길고 아름답다고 한다. 긴 해변가엔 어마어마한 호텔,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 곳을 '호텔존'이라고 부른다.
처음 계획은 호텔존의 호텔에 1박 이상 머무르면서 올인클루시브가(All inclusive) 어떤 것인지 경험해보고자 했었지만 올인클루시브 호텔 혹은 리조트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배낭여행자에겐 굉장히 비싼 편이었고, 혼자 1박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기에, 칸쿤 시내에 머무르면서 호텔존 및 해변 구경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칸쿤에도 퍼블릭 비치가 있는데 날씨 탓인지 기분 탓인지 선배들의 사진에서 보던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퍼블릭 비치 입구에는 '여기 칸쿤입니다'라고 인증샷 찍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수학여행 온듯한 학생들의 단체 사진도 찍어주고 여기까지 왔는데 나 또한 인증샷을 찍었다.
이렇게 서글픈 칸쿤 비치가 끝일 리가. 칸쿤 근교 이야기도 빼놓을 순 없다.
칸쿤 호텔존의 호텔들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비싸지만 미리 예약하면 싸게 올인클루시브 리조트를 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시끄러운 것보다는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호텔존보다는 이슬라 무헤레스에서 묵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