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문득 그리움1

by Heana

“안녕하세요? 새내기 맞으시죠?”

“아..네...”

“반갑습니다. 저는 음악 동아리 [뮤직스]에서 나왔거든요. 저희 동아리 소개지 인데 한번 보세요.”

“아네.. 알겠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이 연락처 보이시죠? 제 연락처니까 연락하시구요. 연락해주시면 밥 쏠께요!”

“아..네..그럴께요.”

“그럼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네..”

그게 그녀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어설픈 모습의 나였다. 약간의 당황스러움에 말을 얼버무리던 내 모습.. 그녀는 기억할까? 난 그때 그녀의 약간 활달하고 명랑한 모습이 너무도 선한데.....

“석주야. 너 안 그래도 너 음악 동아리 들고 싶어 하지 않았냐?”

“그러게.. 안 그래도 찾아보려던 참인데..”

“야. 아까 밥도 사준다던데 거기로 한번 연락해봐. 여자선배던데. 크득~”

“그럴까?”

이제 막 고등학생 티를 벗은 나는 당연 이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불탔다. 여자선배라.. 그래. 처음에는 동아리에 대한 관심과 '여자선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그래.. 처음엔 그것이었다. 그것뿐이었다.

‘여보세요.’

“저.. 동아리 소개지 받고 전화 드리는 건데요..”

‘아~~ 반가워요. 새내기 맞죠?’

“네.”

‘학부가 어떻게 되요?’

“국어국문인데요.”

‘아~ 그렇구나. 정말 반가워요. 동아리에 관심 있어서 전화한거 맞죠?’

“네.”

‘그럼 제가 동아리 방이랑 동아리 선배들 또 동기들 소개도 시켜주고 밥도 쏠께요. 오늘 수업 몇 시에 마쳐요?’

“6시에 마치는데요.”

‘그럼 6시에 정문에서 봐요. 이 번호로 연락하면 되죠?’

“네.”

‘아참! 미안한데 이름이 어떻게 되요?’

“정석주인데요.”

‘석주.. 알았어요. 내가 6시에 다시 전화할께요. 정문에서 봐요.’

“네.”

그렇게 그녀와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아니 어쩌면 그게 처음일 수도 있다. 그때야 비로써 서로 정식으로 인사했으니.. 첫 번째 만남은 사실 기억을 되돌렸기에 기억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의 만남부터였던 것 같다. 아마도 그때부터였나보다.....

“저기...”

“어? 아~ 나랑 만나기로 한 친구 맞죠?”

“네..”

“사실 하도 새내기들 많이 만나서 누구인지 잘 몰랐는데 다행히 내 얼굴 기억하고 있었네요. 우리 정식으로 다시 소개하죠?? 저는 정보통신 01학번이구 이름은 정현아예요. 제가 선배니까 지금부터 말 놓아도 되겠죠?”

“아. 그럼요.”

“이름이 석주.. 정석주 맞지?”

“네.”

“학부가.. 국어국문.. 맞나??”

“네. 맞아요.”

“다행히 내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네. 사실 동아리에 관심 있다고 먼저 전화하는 새내기가 한번도 없었거든. 니가 처음이다. 하하하~~~ 에고. 배고프겠다. 뭐 먹을래? 내가 학교 앞 음식점은 깨고 있거든. 밥 먹으러 가자.”

“네.”

그땐 참 무슨 여자가 ‘하하하’ 하고 웃나 생각했는데.. 그 웃음에 빠져버릴 줄은 그때까지도 전혀 몰랐었지.....

“금요일에 혹시 수업이 어떻게 돼? 우리 그날 새내기 페스티발 하거든. 동아리에 관심도 있고 하니 그때 동기들도 볼겸 선배들도 볼겸 동아리에 대해서도 알겸 겸사 겸사 왔으면 좋겠는데.”

“저는 수업이 그날 오전에 끝나요. 행사가 언젠데요?”

“행사는 여섯시 반이야.”

“그럼 너무 오래 기다려야 되는데요.”

“그러네.. 잠시.. 음.. 참! 나도 이번주 금요일 수업은 일찍 마친다! 원래는 오후 수업까지 있는데 휴강됐거든. 금요일 날 수업마치고 행사하기까지 나랑 놀면 되지. 안 그래?”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야~ 그러지 말고 와라~ 이렇게 내가 밥까지 쐈는데~ 안 오면 섭섭하지~ 내가 같이 있어준다는데~~”

“아.. 뭐.. 그때 가서 보고요.”

“나 니 이름 학부 연락처 다 알고 있는거 알지? 내 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껄~ 하하~ 농담이고~ 잘 생각해보고 결정해라 내가 목요일 저녁이나 금요일에 연락할게.”

“네.”

왜일까.. 난 그때 그녀를 귀엽다고 느꼈다. 2살 선배를 귀엽다니... 풋.. 하지만 그녀의 약간의 코맹맹이 소리가 이상하게도 내 가슴을 살짝 두근거리게 했다. 만약... 금요일 날 내가 그녀와 같이 있지만 않았다면.. 그래.. 그때 같이 있지 않았다면..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 그래도.. 그녀에게 빠져들었을까....??

[석주야~굿모닝~^^ 어제 문자 보낸다는게 문자 쓰다 잠든거 있지--; 아무래도 나 늙었나봐 ㅜ.ㅜ ^^;; 오늘 행사 생각해봤어? 누나랑 데이트도 하고 좋잖아. 웅~ 올꺼징~]

현아선배.. 아니 누나의 문자가 아침에 버스타고 학교로 가는 길에 들어왔다. 사실 그 문자로 인해 ‘선배’가 ‘누나’가 된 것 같다. ‘선배’라고 불렀으면 그래도 조금 거리를 뒀을 텐데.. ‘누나’라고 불러서 그녀와 더 빨리 가까워 진게 아니었을까...

[네. 갈께요. 1시에 수업 마쳐요. 전화 할께요.]

나는 아주 간단하게 답변을 보냈다. 원래 나란 놈은 단순해서 문자를 한 줄 이상 쓰지 않는다. 이런 내가 그녀에게 보내는 문자가.. 그녀에게 거는 전화 횟수와 그 시간이 그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그때까지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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