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를 뱃 속에 가졌을 때
친정 엄마를 병으로 일찍 보내야 했던 딸이 있었다.
배가 한참 불러가던 어느 날
"뭐 먹고 싶은거 없어?"
친정 아버지의 그 한 마디에
"엄마가 해주신 코다리 찜이 너무 먹고 싶어..."
하고 울던 그녀...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나도 불연 듯 생각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있을 '엄마의 음식'
나는 어렸을 때 해주시던
밥솥에 신문지 깔고 해주시던 카스테라
꾸덕 꾸덕 했던 카레
지금도 한번씩 해달라고 조르는
멸치와 다시마 넣어 호박잎에 쌈싸먹을 수 있게 해주시는 강된장
생선뼈를 발라 하얀국물에 맵싹하게 끓여주시던 생선국...
이렇게 내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어른이 되어도
엄마가 해주셔야 얻어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있다
타지에서 직업때문에 만 3년을 집에 내려가지 못한 청년이 있었다
어느날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데
그날 점심으로 나온 만두가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 주신 것과 모양이 너무 비슷했다
그냥 모양만 비슷한 우연이겠지 하고 한 입 먹은 순간
너무나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엄마의 손 맛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던 그 청년...
그제서야 숨어 계시며 만두를 만드시던 청년의 어머니가 나와 모자상황(?)을 하던 그 장면은 가슴을 시큰하게 했다
엄마의 음식은 추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이고
그리고 사랑일 것이다
이쯤되니 나도 아이에게 '엄마의 음식'하나쯤은 기억에 남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어리고 편식도 심해서 딱히 생각날만한게 없을 것 같은데
어느덧 자라서 나를 떠나 살게 되었을 때
불연 듯 떠오르는 내 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나 이 거 먹고 싶어~이번에 내려 가면 해죠~'
'알았어~아들."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음식
엄마의 음식에는 사랑이
때론 건강을 생각하는 염려가
행운을 기원하는 기도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