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은 처음이라...3편
둘 다 바쁠 때는...?
입사 이후 업무가 가장 바쁜 나날들이였다
정말 시간이 어찌 가는지도 모르고 휙~날라가는 느낌..
아내에게 있어서 퇴근은 사실 퇴근이 아니다
집으로의 출근일뿐..
지난 10년간 살림이 내 몫이였기에
내 눈에는 할 일 투성이다
아마 남편 눈에는 보이지도 않은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걸 탓할 마음은 없다
다만 가르치기도 모호하고 스스로 찾아하지 않으니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내 몫이 된다
배가고파 서 있을 힘도 없는데
일찍 퇴근한다는 이유로 밥은 내 담당이다
운동하고 오는 날은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비슷한데
남편은 먼저 오고도 차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내가 오면 그제서야 차에서 내리는 모습에 너무 화가났다
집에 오면서 나는..
빨래 돌려야하는데..
밥해야하는데...
여러가지 숙제에 마음이 급해져
빠른 걸음으로 집을 들어가는데
천하태평도 그런 천하태평이 없어보인다
집에 오면 쉬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다
아직은 아내의 몫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받아들이려 하지만
업무가 많아져 육체적 정신적 한계가 오면 인내심이 바닥난다
내 집만 신경쓰면 또 모를까
다가구 주택이라 세입자들 월세 관리부터
원룸빠지면 세입자 관리에
집에 수리 할 일이 생겨도 내가 다 처리해야하는데
이건 뭔가 잘 못 된 것 같았다
분담해야 맞지않나??
그나마 출근이 빨라 아이 아침에 등교시키는게 본 일인데
준비물 숙제 지각 등등..
문제가 생기면 역시 전화는 나에게 온다
학원 선생님들도 당연 나에게 전화가 온다
얼마전 옆 집이 집을 허물고 새로 지으며 문제가 있었는데
당연 그 전화도 나에게 온다
세입자들도 나에게 전화가 오다보니
집의 모든 일은 나를 찾는 상황인거다
전화라도 나눠서 받아야는거 아닌가?
이 모든게 나에겐 일이고
신경써야하는 것들이였다
이제는 나도 기억력이 감퇴되는 시기인데..
한 마디로 뇌에 과부화가 걸렸다
그러다 보니 아이 챙기는게 소홀해지고
아이는 그 틈을 타서 늦게까지 핸드폰을 했다
나는 출근도 이르고 집안일까지 해놓으면
죽이되서 일찍 곯아 떨어졌다
신랑은 늦게 자면서도
애가 뭘 하던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아??'
내 마음에 분노의 불꽃이 튀었다
속상하고 힘들고 화나는 마음을 표현해봤지만
회사긴 바쁜게 자기 잘 못도 아닌데..
되려 화를 내는 남편
그래 잘못은 아니지
우리 둘 다 잘못한건 없어
근데 배려가 부족하잖아
"요즘 너무 바빠서 집안일이나 밥 하는거 애 챙기는거 혼자하게 해서 미안하다. 너도 바쁜거 아는데..."
그 한마디가 그렇게 힘든가보다
그런 말은 못할 망정 화를 낸다는건
내가 퇴근 후에 집에 있는게 당연하고
집안일 외 모든걸 내가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인데
본인은 그게 아니란다
생각은 알지 모르겠지만
행동은 모르는 것 같은데?
퇴근하면 내가 항상 집에 있으니
무의식으로 내가 '집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을 수 있다
악의적이라는게 아니라
그동안의 결혼생활과 여러가지 일상이 누적되서
본인도 모르게 내가 일힌지 않았을 때와 똑같이 행동한다는거지
그 의미를 이해해주기에는
남자의 언어 이해능력이 너무 떨어진다
누군가는 남편이 정신 차리려면
자꾸 집에 들어가지말고
밥도 하지말고 쓰러져 눕고
빨래도 입을 옷이 없게 해놓아야한단다
그렇게 폭력적이 방법말고는
알아차리게 할 수가 없다는게 너무 싫다
조금의 배려의 양보가 그리도 힘든 일인지..
이렇게 될꺼라 예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직장에 나오기 싫었고
꼭 돈을 벌어야한다면 파트타임 알바를 하고 싶었던 거
해결해야하는 돈이 컸기에
나도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현실을 알기에 직장을 다니지만
이런식이면 내가 계속 직장생활을 하겠다고 마음 먹겠냐고
나 1년 계약직인데..
남편도 내가 계속 돈 벌기를 바라면
계획적으로라도 잘 해야하는 건데 그걸 모르나?
내가 할 수 있는 소심한 반항은
밥을 사먹는 거였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그거 밖에 없었다
남편은 계속 늦어 아이와 나 둘만 해결하면 됐기에
눈치 보지않고 저녁을 돈으로 해결했다
이런 나를 보고 아낄줄 모른다 낭비한다..
또 뭐 이런 소리나 하겠지...?
정말 지치는건 '현실'이 아닌 것 같다
내 에너지만 빼앗아가는 현실 속에 사는데
서로가 힘이 되어주질 못 할 망정
그 마져도 갉아먹어버린다
왜 이렇게 살아야할까...
언제쯤 나아질 수 있는걸까.....
혼자 해서 답도 없는 고민들이 마음에 넘쳐난다
미움은 멀리있지않고
알고보면 사랑도 그러하거늘
결혼하고 사랑의 눈을 잊은 부부는
서로에게 빛이 되어줄 수 없었다
그 와중에도 살아가야하기 때문에
하루를 또 보내고 또 보내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