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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Nov 13. 2023

집안에서 '퇴근'하기로 했습니다.

'집안일'에서의 퇴근하기


나를 지치게 하는 것은 사실 큰 일들이 아니다

오히려 '큰 일'을 앞두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을 '마음의 준비'를 한다

하지만 생활 속 불시에 마주치는 수많은 자잘한 일들은

준비 사이도 없이 자꾸만 마주쳐야한다

그 작은 일들이 모여 모여 그 어느순간 눈덩이처럼 커고 마는것이다


나를 지치게 하는 작은 일들은 그런 것이다

자꾸만 떨어지는 세면대의 필터를 떨어진채 놓아둔 일이나

내가 비우지 않으면 절대로 워지지 않는 쓰레기통

화장실 수체구멍에 모여있는 머리카락들

토하도록 넘쳐나는 빨랫통

미져 개지못해 거실에 쌓여있는 옷들...


아내들은 대부분 그렇게 회사에서 퇴근하면 집으로 다시 출근한다

집으로 출근하며 저녁메뉴를 생각해야

아이가 다음날 학교에 챙겨가야하는 숙제나 준비물도 내 몫이다


분명 나만의 모습은 아니니라 생각한다

아직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의 모습일 것이다

아내들은 집의 자잘하고 큰 집안인들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남편들은 대부분의 일은 보이지도 않는 것 같다

그나마 눈에 보이는 일도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기 싫은 마음은 한가지일텐데

'모르쇠'를 시전하며 그냥 누워서 핸드폰이나 본다

그러면 결국 못 보고 있는 아내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나는 언제 쉬어?"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 삼시세끼 밥에 간식까지 챙기느라 출근하는 날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저 말이 절로 나오는 순간들이 많았다

나도 누워있을 줄 아는데 

나도 구만나러 나가놀 줄 아는데


집안은 둘째치고 아이랑 놀아주거나 하다못해 대화라도 하면 좋겠지만

남편은 집에서 누워서 자거 그나마 깨어있으면 핸드폰을 보는게 주된 일이였다


나도 사람인지라 육체적 정신적 한계가 왔고

그 것은 결국 싸움으로 번졌다

최대 피해자는 결국 내 아이였고

이를 악물로 해야하는 건 역시 나였다


그래서 난 집에서 '퇴근'을 하기로 결심했다

잠이 많기도 하고 훨씬 일찍 출근을 해야하는 나였기에

저녁 9시 늦어도 9시 반에는 퇴근을 하기로

그때는 못다한 집안일이 있어도 모른척하기로 했다

"나 이제 퇴근합니다."

집안일이든 아이케어든 모든 집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퇴근을 고한다

그리고 당당하게 안방에 들어가서 누워버린다

그것이 내가 유일하게 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방법이였다


남편도 내가 '쉬겠다'는 정확한  표현을 하고 들어가버리자

설거지라도 한번 해주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나마 내가 설거지를 하지 않고 들어가서 잔다는걸 인식했을 때 였지만..

얼마나 자기 일로 생각안하면 그 작은 집에서 싱크대에 쌓인 설거지를 보지도 못하는걸까


남편이 '도와주는'게 아닌 '자기 일'로 생각할 때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아니 어쩌면 시간이 지나도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내가 정확한 신호를 표현해하는 것이다

"나 좀 쉴게."

주말에도 너무 졸린 시간은 당당하게 그렇게 말하고 방에 들어가버리는 것이다


집안에서 '퇴근시간'을 정해두지 않으면

아내들은 하루종일 '출근'상태여야 한다

그들에게는 주말도 없다

그러니 마냥 상대가 변하거나 배려하길 바라기보단

내가 내 스스로 집안에서 퇴근해야한다

퇴근 시간을 정해두고 이제는 쉬고싶다누 표현을 하고

퇴큰하는(쉬는)장소를 정해두는 것


자신을 지치게 내버려두면

결국 온 가족이 힘들게 된다

그러니 자신을 쉴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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