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혼자가 된 삶에서는
아이와 있는 시간을 가장 '온전한'시간으로 느껴진다
매일 부대끼는게 당연한 존재인데...
남편과 헤어지고 싶었던 것이지 아이와 헤어지고 싶었던게 아닐 것이기에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는 날이 있다
나는 되도록 참았다
갑자기 아이를 보여달라고 보채지도 않았다
아이가 나를 찾는게 아니라면
내가 먼저 아이에게 전화를 하지도 않았다
난 부모이자 자식이기에 잘 안다
자식이 찾을때 그 곁에 있어주는게 부모가 해줄 역할이란걸
너무 너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던 어느날
잠옷 바람이라도 좋으니 집앞에 잠깐 나오면 안되겠냐는 걸
아들이 싫다고 한 적이 있었다
솔직히 섭섭했고 상처를 받았다
아들은 날 찾지 않았다
매일 엄마찾고 우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나만 섭섭하면 될일이라고..
하지만 그 섭섭함도 '엄마'이기전에 한 사람이라 쓰라릴때가 있다
내 면접교섭일은 2주에 하루 단 몇 시간이였다
그래도 하루쯤은 집에서 자고 가는 날도 있었다
아들이 가고 난 집엔 아들의 흔적이 며칠간 머물렀다
벗어놓은 잠옷과 속옷, 꺼내놔져있는 아들의 칫솔 같은
다시 보내는 일은 항상 힘들다
어떨땐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그 눈물마져 미안해서
아들이 당황스러울까봐 참지만 멈추질 않는다
아들이 왔다간 흔적을 치운다
그러면서 혼자 사는 삶을 다시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그런데 어느 날 도저히 치우기 힘든게 하나 있었다
식탁에는 항상 의자가 하나 놓여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집에 왔다 간날은 의자가 마주보고 있다
그리고 같이 앉아 마신 물컵 두개가 마주보고 있다
도저히 그것을 치우는게 힘들었다
겨우 물컵 두개였는데 눈물이 쏟아져 멈추지 않았다
'엄마'라는 존재의 상실감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가 없었다
그냥 가슴에 구멍에 뻥~뚫린채 시린바람을 온몸으로 채감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솔직히 아이를 자주 본다고 딱히 나아질 것 같은 마음도 아니였다
아이와 항상 마음이 동하는건 아니여서
(어찌 부모의 마음과 자식의 마음이 같겠는가)
같이 있는 순간도 허망하고 허전하고 속상한 순간들도 솔직히 더러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그것이 아이 나름대로 '엄마와의 분리'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라면
자신만의 슬픔을 대처 하는 방식이라면 말이다
이혼하고 그 무엇도 후회되지 않는다
뒤돌아 보지도 않는다
워낙 긴 세월이였으니 허망함은 있긴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하지만 '엄마'의 자리는 도저히 괜찮아 지지가 않는다
그게 가장 아프다
올해 중학교 입학이였는데 교복 입은 모습을 보지 못했다
사춘기라는 중요한 시기를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
엄마가 처음이라 미숙했던 시간들
실수 투성이였던 시간들은 항상 후회가 된다
지나간 시간들은 되돌아오지 않기에
8살, 9살, 10살의 내 아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는 마음으로 아이를 키웠다
이제는 내 마음에 영원히 지울수 없는 돌 덩어리가 생겼다
부모란 그렇다
자식이 결혼을 해서 제 자식을 낳아도
자식에게 가장 미안했고 애닳았던 시간의 기억과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같이 살아도 엄마 손을 조금씩 떠나고 엄마 역할이 없어질때라고
애써 위안을 삼아보지만
그래도 같이 사는 것과 어찌 같겠는가..
부모의 마음이란 해주지 못한 것들만 생각나는 것을...
아이만 보면 후회가 되지만 이제 되돌릴 수도 없다
엄마 아빠가 이혼한걸 더 편하게 느끼는 아들을 보며
자식을 위해 산다는게 부모의 그럴듯한 핑계였던건 아닐였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더 해주지 못한 후회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같이 살지 않는 이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어쨌든 엄마이고 부모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을 찾아나가는게 현명한 일일 것이다
비록 같이 살지 않아도 엄마의 사랑은 변함없음을
내 삶의 최우선순위는 항상 너라는 사실을
네가 느끼며 살게 해줄께
아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