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그 순간을 다시 돌이켜보곤 해
'그날'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과 같은 관계가 되진 않았을까?
두번 세번 생각해도 아니였을 것 같다
조금 늦어졌을뿐 결국 그렇게 되었을꺼야
'이혼'과 '분가'는 정해진 일이였으니...
나 이혼하는 그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내 자식 앞에서도
한점 부끄러움이 없었거든?
너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젠 '티끌'하나가 묻은 느낌이네
어짜피 다 끝난 판이긴했지
하지만 '서류정리'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였어
'법적'으로도 따져도 문제는 없었던 상황이긴 했지만
내 '양심'의 생각은 조금 다른걸 어떻게
결혼하고 나서 잡은 남자 손이라곤 아들 하나밖에 없는 나였어
키스? 결혼 이후로 한적이 없으니 10년이 넘었네
자식을 낳았으니 부부관계는 있었겠지
우리도 흔한 섹스리스 부부였고 솔직히 딱히 좋지도 않았어
남편외의 누군가와 스킨십을 하거나 잠자리를 하는건
그져 '판타지'같은 이야기 였을뿐이야
이제 이혼 했으니 언젠가는 누군갈 만나고
그러다 보면 그런 일도 생기겠지만
아직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어색한 일이랄까
그런데 서류가 정리되기도 이전에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그런 일이 있을꺼라곤..
그 상대가 게다가 너일꺼란건 생각도 못할일이잖아
최근에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나한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가'싶은 참 비현실적인 사건의 연속이였거든?
너라는 존재가 그걸 증폭시키고 있는것 같애
내가 왜 이러는걸까
통제되지 못하는걸 넘어 이성의 끈 마져 놓아버리는걸까
이혼의 고통으로 그냥 망가져버리고 싶은걸까
머릿속은 혼잡스럽고 고통스러웠는데
사실 너무 좋았어
몸이 그런 경험을 하는 건 마치 인생에 처음 있는 일처럼
마음 한켠에 간직해왔던 '너'라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다시 만나서 '참 고마웠다'고 기억될 수 있었던 사람이
오염되는 것 같아 그것도 싫고..
이럴려고 널 다시 만난게 아닐텐데..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돼...???
그나마 '한번의 실수'정도로 끝났다면 나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의 몸이 끌리는건 생각보다 강렬한 유혹이였다
마음까지 동하니 그 끌림을 대적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였다
그는 이미 그녀가 혼자 사는 집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사실 몇 번이고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했다
하지만 집을 알고 찾아오는 그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솔직히 그녀도 말만 그랬을뿐 그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느꼈던 것 뿐이다
사실 그녀는 그가 정말로 자신에게서 사라져버릴까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그나마 지금 그가 있기에 겨우 겨우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 그녀였기 때문이다
그가 없으면 그 동안 그를 통해 잊었던 고통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만 같았다
'이성'은 아니라고 자꾸 말하는데
마음과 감정이 통제되지 않았다
절제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게까지 느껴지는 그녀였다
그 역시도 절제하려고 애를 썼지만
막상 그녀를 보면 잘 되지 않았다
그 역시도 그럴려고 그녀를 다시 만난게 아니였다
그 누구도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이런 관계를 의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