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한 이후 살았던 집들 중에서
지금의 집이 생활권이며 주변환경까지 포함해 가장 좋은 편이다
환경이 바쳐주다보니 내 생활도 점점 안정권에 들어섰다
혼자 살다보면 '지금 뭐 해야하지?'하고 멍~해지는 시간이 있다
주부이자 아내, 엄마로써 살면 사실 쉼 틈이 없이 몸과 마음 정신이 바쁘기에
뭘해야할지 모르겠는 그 시간은 꽤 당혹감을 주고 허전함을 주었다
그래서 나는 루틴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는 일은 오후에 출근을 했기때문에 오전에 시간이 있었다
난 시간을 허투로 쓰고 싶지 않았고 이른 시간인만큼 생산적인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잠이 많고 특히 아침 잠이 많았던 나는
이제 등교를 시킬 아이도 아침을 차려줄 남편도 없기에
기상 시간을 8시 반으로 늦췄다
일어나자 말자 시작한 내 생활의 루틴의 첫번째는 운동이였다
아파트에서 공원이 바로 이어지는데
여름에도 크게 덥지 않아서 운동하기 좋았다
공원의 경치가 좋아서 나름 운동할 맛도 났고
30분에서 한시간정도 적당한 시간으로 운동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공원을 한바퀴 돌거나 등록해놓은 필라테스를 갔다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필사를 했다
마침 친구가 자기가 필사하는 책이라고 선물해준 책이 있었는데
그 내용들이 하나 같이 마음에 박혀왔다
솔직히 말하면 필사는 처음 해봤는데
잡생각을 없애는 의미로 친구가 추천해서 시작했지만 꽤 도움이 되었다
오전에는 머리를 쓰는 시간을 많이 쓰진 않았다
일 자체가 시작과 동시에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이라
차라리 퇴근 후에 공부를 하는 편이였다
점심을 해먹기 전까지 남는 시간은 글을 썼다
물론 집안일이 있을땐 그 시간에 집안일을 하기도 했다
혼자 사는 집은 사는 생활은 사실 집안일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청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면 족했고 빨랫감도 적었다
어지르는 사람이 없으니 딱히 치울일도 없었다
음식을 되도록 해먹는 편이여서 요리하고 먹고 치우는데 꽤 시간을 보냈다
그게 내 돌봄의 시간이였다
나를 위한 따뜻한 밥 한끼를 정성과 시간과 노력을 들어 하는게
나의 정서를 회복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퇴근 이후에는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었고 또 글을 쓰기도 했다
오전에 써지는 글과 퇴근 후 저녁에 써지는 글이 달랐다
그날의 감정이나 마음상태 쓰고 싶은 글의 성격에 따라서 틈틈히 그렇게 글을 썼다
글쓰기는 나의 친구였으며 언제든 내 마음을 털어놓고 정리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점점 나의 생활 루틴은 완전히 잡히게 되었다
규칙적인 생활은 나에게 안정을 줬고
나 혼자서도 제법 잘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단단하게 했다
'이혼'은 사실 큰 상처다
누군가 겉은 멀쩡해보여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표현을 쓴걸보며 크게 공감했었다
너무 많이 다치고 아파서
꽁꽁 싸매놨는데도 조금만 건드려도 아파 미쳐버릴 지경인 것이다
누군가 '이혼'의 상처가 3년은 간다고 말했다
나는 아빠를 갑작스럽게 하늘로 보내드린 경험이있다
그렇게 갑작스런 이별이란 상실도 3년이란 시간이 지나니 조금 무뎌졌다
한마디로 '시간이 약'인 것이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흘러야 하는 시간이 아직 내게 많이 남아있고
한동안은 끊임없이 아파야 하는 시간들일 것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잘 흘려보내느냐가 나의 2~3년 뒤를 결정지을 것이고
그 미래에는 나는 어떤 면에서도 더 나은 삶을 살고 싶기에..
꾸준히 마사지를 하면서 피부를 가꾼다
운동을 하고 식이조절을 하며 몸매를 가꾼다
책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고
글을 쓰면서 내 내면의 성장을 한 걸음 더 딛는다
외면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더욱 성장하고 좀 더 채워져간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다
그 모든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지와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이혼'이라는 '위기'를 내 인생의 '기회'로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모습보다 양적으로 질적으로 나은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게 나를 위한 일이고 자식을 위한 일이고
지금 나를 가장 걱정하고 불안하게 느낄 가족을 위한 일일 것이기에
아직은 불안하고 위태롭고 걱정스럽다
하지만 당연하다 얼마되지도 않은 이야기이기에
그러니 이정도면 참 잘해내고 있다
그렇게 스스로를 응원하고 다독이며
한 장 한 장 나의 삶을 하루 하루 써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