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이성'을 불러와 찬찬히 생각해본다
왜 내가 너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지를
이혼으로 많은 이름을 잃었다
며느리,주부,아내,엄마
그건 마치 내 존재를 잃어버린 듯 했다
10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은건 아니니까
'존재의 상실'을 겪고 헤메이던 나에게
'존재'를 느끼게 해준게 너라는 사람이였다
넌 나를 '여자'로 만들어줬고
그건 내가 뭘 해서가 아니라 내 그대로를 인정받는 느낌이였다
너는 나의 '숨구멍'이였다
물론 너에게도 내가 그랬겠지..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둘만의 세상인 듯,
그 '숨구멍'이 겨우 나를 살아나게 했다
처음엔 '살고싶다'는 생각으로 너를 붙잡은 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꼭 너여야만할까?
꼭 누군갈 붙들어야 하는걸까??
결국 사람에게 의지하고 기대하는게 어떤 결과인지 가장 잘 아는 나인데
혼자 살아야하는 나라면
경제적인 것 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도 자립해야하는 거 아닐까
그냥 너는 '매개체'일뿐
이제서야 나를 돌아보고 내 마음을 회복하고
내가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힘이 생긴 것 뿐일지도 몰라
원래 그런 힘이 내 안에 있었고 너는 거들었을 뿐
그러니 이젠 너 없이도 괜찮을지도 몰라
하지만 왜 자꾸 겁이나지..
이대로 너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이대로 너를 놓아버리는 것도...
그 어떤 말로도 너를 설명할 수가 없네...
우리의 감정을 우리의 사이를.....
그들 사이에 들끓는 욕구만 있었다면
오히려 갑자기 지펴진 불꽃처럼 금방 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둘 사이의 중심이 되는건 바로 '편안함'이였다
같이 있을때 느끼는 마음의 편함
어떤 말이라도 해도 될 것 같은 신뢰감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눈치볼 필요 없을 것 같은 안정감
반드시 지켜야하는 선은 지키고
서로 불편한 감정은 솔직히 들어내며
즉시 사과하고 맞춰가는
그들의 말과 행동만 보면
그져 제법 성숙한 40대의 연인의 모습이였다
'지금의 진심'만 생각하고 만나도 되는 관계인가?
그녀는 사실 조금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녀는'미래'가 보이지 않는 만남은 하지 못하는 사람이였다
하지만 그 미래라는 것도 결코 자신의 생각대로 되어주지 않는 단걸
가장 깊이 체감하고 있는 그녀였다
'어짜피 모르는 미래'라면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그녀는 자꾸 그와의 만남을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싶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합당한 이유를 자꾸만 만드는 자신을 보며
결국은 설명해야하고 이유를 붙여야한다면 '잘못'된게 아닐까 하는
역설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