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삶의 가장 큰 장점이 뭘까?
내게 생각하기엔 '시간의 자유'인 것 같다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그 모든 시간이 나의 시간이다
갑자기 많아진 내 시간은 무조건 좋기보단 솔직히 어색했다
워킹맘이라면 아마 다들 공감할 것이다 얼마나 빠쁜지를
회사에서 퇴근을 할때도 '집으로 출근한다'고 표현하는 이유를
뭘 해야할지 모르는 공백의 시간은 처음엔 다소 당황스러웠다
할일이 쌓여있어 뭐부터해야하나 우선순위 매기기 정신없었는데 말이다
다행히 분가할쯤에
내게 내 명의로 된 첫 자동차를 가지게 되었다
나에겐 이동수단 이상의 의미를 준 '밀키(자동차이름)'였다
자립적인 성격은 혼자사는 삶에 한 몫 해주었다
혼자서도 차를 끌로 어디로든 향했고
혼자 차를 마시고 혼자 밥을 먹는것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단 한가지 가게에서 혼술하는 경지까지는 오지 않아서
시원한 생맥주가 땡길때 가게에서 먹지 못하는게 아쉬웠다
아쉬운데로 포장해서 집에서 홀로 맥주를 마셨다
혼자 마시는 맥주도 꽤 나쁘지 않았다
'시간의 자유'의 장점이 가장 크게 도드라질때는
역시나 긴연휴가 이어질때이다 올해는 추석이 그랬다
설명절에 서울 여행을 혼자 다녀온 기억이 꽤 좋았기에
이번 추석엔 제주로 향했다
꽉찬 5일간의 일정이였다
각종 문화와 쇼핑 등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 서울에 비해
제주는 혼자 다니면 심심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다
운전을 많이 해야한다는 부담감도 살짝 있었다
하지만 제주는 제주였다
길들이 이색적이고 저마다의 풍경이 그마다의 매력이 있었기에
혼자 운전하는 시간도 즐길 수 있었다
혼자가는 여행의 장점은 그렇다
내가 가고싶은 곳을 가고
내가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고
내가 먹고 싶은걸 내가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길것만 같은 5일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난 앞으로 정기적으로 여행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여행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일탈이기도 하겠지만
내게 있어서 여행은
'혼자서도 꽤 괜찮네.'를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를 가면서 아이 생각이 많이 났다
뒤늦게 아이가 엄마랑 같이 여행가고 싶다고 했다
비행기표를 도저히 구할수가 없어서 방법이 없었다
아이가 마음에 돌뿌리처럼 걸렸다
여행하는 내내 아이 생각이 많이 났다
"다음 명절에는 엄마랑 같이 꼭 여행가자"
그렇게 아이와 약속을 했다
시간의 여유로움속엔 '공허'가 있다
내 시간을 항상 함께 하던 존재(아이)의 부재이다
난 사실 아이와 분리가 되기어려운 환경이였다
'나는 언제 나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나.'하는게 강렬한 소망이였으니
그때는 그렇게 혼자의 시간을 고대하고 기대했는데..
생각해보면 아이가 내게 있어 정서적 친구이자 연인이 아니였을까.....
처음 분가했던 집은 작고 불편하기도 하고
따뜻한 봄이 올때라 어디든지 참 잘 다녔었다
이사를 한 뒤에는 집이 편하기도 하고 더워지기 시작할때여서
'집순이'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여유로운 시간에 뭔가를 할땐 괜찮았는데
집에서 보내는건 생각보다 괜찮지가 않았다
이제 바람이 제법 차가워지고 또 집에 있어야하는 계절이다
이제 나는 집에서도 혼자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연구한다
그래서 얼마전부터는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다
아들과 온라인으로 만나서 같이 게임하자는 약속을 했다
나만의 시간들을 나만의 색깔로 채워가는 방식을 아직은 찾아가는 중이다
항상 함께하는 것이 당연했고
항상 곁에 있던 존재가 사라지고
혼자 사는 삶이란 그렇다
"자유로움과 공허 그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