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일하러 오는 것이 정해졌을 무렵, 미리 프랑스어를 배워둬야 한다는 생각에 프랑스어 인터넷 강의를 신청하고 언어교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프랑스어-한국어 언어교환을 시도했었다. 언어교환을 하면서 친해진 프랑스인이 있었고, 한국 문화에 관심이 생겨 한국어를 독학하기 시작했다는 그녀를 위해 직접 공부자료를 만들어서 전달하기도 했다. 그때 당시 내가 다니고 있다 대학원에는 꽤나 이름난 한국어학당이 있었고, 그렇기에 학교 서점에는 많은 한국어교재들이 있었다. 그중 초급 교재 한 권을 사서는 그녀를 위한 자료들을 열심히 준비하고는 시간 날 때마다 한국어를 알려주었다.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자료를 전달하고 메시지만 주고받다 보니 조금 한계가 있었지만 워낙 즐겁게 했기에 프랑스에 가게 된다면, 현지에서 직접 만나서 언어교환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프랑스에 오고 나니 프랑스어를 공부할 동기부여가 오히려 안되었다. 내가 일하는 연구소에는 워낙 외국인이 많아서 영어로 모든 소통이 가능했고, 뿐만 아니라 스트라스부르는 내 생각보다는 (관광객도 제법 많이 찾는) 국제적인 도시라서 프랑스어 없이 영어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서 언어 교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한국어교육에 대해 잊고 지냈다.
내가 프랑스에 오고 6개월쯤 지났을 때였나, 한국이 유학생이나 직장인들 모임을 갖는다고 스트라스부르 한국인 카페에 글이 올라왔다. 궁금해서 찾아가 보았고, 그곳에서 만난 한 분이 자기는 스트라스부르 한글학교 유아반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바로 재밌게 했었던 한국어 가르치기가 생각났다. 나도 참여하고 싶었다. 그렇게 얘기만 듣고 언어교환이라도 새로 시작해 볼까 고민하던 때, 한글학교 유아반 보조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카페에 올라왔다. 지난번 뵈었던 그분이 아무래도 그만두는 모양이었다. 얼씨구나 하고는 바로 이력서를 작성해서 메일로 전송을 한다. 최대한 어필하기 위해 우대사항이라고 적힌 부분들에 내가 적합한 사람임을 자잘하게 추가 설명까지 하면서 정성스레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인터뷰를 하자는 연락을 받고 인터뷰 후 한글학교 유아반 보조교사가 되었다.
2023년 1월부터 한글학교에 갈 수 있었다. 스트라스부르 한글학교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12시까지 딱 2시간만 수업을 진행한다. (오후반도 한 반 있기는 하지만 주는 오전반이다.) 한글학교에 가서 첫 수업을 해보니 아이들이 너무도 귀엽더라. 누군가는 아이들 돌보기 힘들지 않냐고들 하는데, 2시간 정도면 아이들이 귀엽기 딱 좋은 시간이다. 한글학교에서는 단순히 한국어 수업 외에도 다양한 문화 행사들을 열고 있었다. 내가 일원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아 한국의 설연휴가 있었고, 그 쯤 설맞이 문화 행사를 열더라. 사람들이 모두 한데 모여 만두를 빚고 떡국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방과 후 각종 문화 아뜰리에 행사들도 열면서 한국의 문화 알리기에 애쓰고 있었다. 서예 클래스도 있었고, 겨울철 김장 담그기도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나의 취미생활인 요리를 바탕으로 한식 쿠킹 클래스를 여러 차례 진행 중에 있다.
처음 왔을 때는 한글학교 선생님들은 대체 누구고, 어떤 사람들이 한글학교에서 수업을 듣나 궁금하기도 했다. 이곳에 일원이 된 지 반년쯤 지나니 이제는 이곳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며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한국 문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꽤나 많은 국가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도시들 정도면 한글학교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싶다. 스트라스부르 한글학교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운영비도 넉넉하지 않지만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열정으로 함께 일궈나가고 있다. 이들의 한국어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써내려 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