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글감으로 가득 차다
요즘 글 쓰기가 즐겁다. 그 어느 때보다 글 쓰는 행위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어쩌면 조금 과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퇴근 후에 저녁을 차려 먹은 후, 바로 노트북 앞에 앉는다. 그렇게 한 두 글을 써 내려가고는 브런치에 포스팅을 한다. 그러면 식곤증인지 피곤했던 하루 때문인지 침대를 찾아 눕게 된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잠에 들고는 다시 눈을 뜬다. 새벽이 되었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약을 먹어야 잠을 푹 잘 수가 있어서, 일단 약을 먹는다. 약을 먹고는 다시 잠이 오길 기다리면서, 또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한다. 약 기운에 이제 다시 잠이 들려할 때쯤 머릿속에 또 다른 책 주제가 떠오른다. 재빠르게 핸드폰을 켜서는 메모장에 머릿속에 떠오른 책 제목을 적어본다. 오늘은 두 가지가 생각났다. 한 가지는 나와 친구가 된 사람들과의 이야기에 대한 "나의 사람들" 혹은 "우리는 어떻게 친구가 되었나"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 프랑스에 오기 전 언니네 집에서 한 달여간 신세를 지면서, 조카들을 위해 차려주던 밥상에 대한 "조카와의 한 달 밥상"이다. 둘 다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가 이미 쫘악 펼쳐진다. 얼른 써야겠다 생각하는데, 아직도 쓰고 있는 시리즈가 많다.
얼마 전 쓰고 싶은 글은 많고 시간이 없다는 글을 올렸었다. 정말이다. 요즘 정말이지 써 내려가고 싶은 글이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타자가 빠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쓰다 보니 쓰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생각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데 그걸 그대로 타자로 옮기기만 하면 된다. 출근을 해서 실험을 하다 잠시 지쳐 쉴 때는 노트에 끄적이며 그날 퇴근 후 쓸 글의 제목을 지어본다. 틈틈이 적어두면 도움이 된다. 그렇게 지어둔 제목을 저녁을 먹고 바로 브런치에 접속해서 적어나가기 시작하는 거다. 그렇게 최근에 하루 많게는 네 편 적게는 두 편 정도의 글을 계속해서 업로드하고 있다. 너무 많은 업로드로 구독자분들이 혹시나 싫어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머릿속에 쓰고 싶은 것들이 계속 넘쳐나서 자제하기가 쉽지 않다. 마치 글쓰기 중독증상 같다.
글쓰기에도 중독이 있을까. 다만 요즘 워낙 글쓰기에 쓰는 시간이 많다 보니, 정작 다른 글들을 읽어볼 시간이 없다. 인풋 없이 아웃풋만 하다 보니, 질적으로 내 글은 제자리걸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다 읽어보는 다른 이들의 글은 조금 더 성숙한 사고를 바탕으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데, 내 글은 조금은 너무 가벼운 게 아닌가 싶다. 부족한 어휘력으로 글을 써내려 왔으니, 일단 읽기 쉬운 글이라는 게 장점이라고 우겨보려면 내 글의 장점일 것이다. 내 친구나 가족들은 내게 종종 "네 글은 솔직해"라고 말한다. 그들이 아는 그대로의 내가 내 글 안에 드러나기 때문이리라. 이 정도의 장점으로도 충분한 건가 하는 의구심이 계속해서 든다.
글을 많이 써 내려가면서 동시에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점차 생기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 방법은 모르겠다. 한편으로 지금의 내 글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있으면 이대로도 괜찮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마치, 좋아하던 밴드의 초창기 앨범에서 그들이 점차 내 취향이 아닌 음악으로 변해갈 때와 같은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있는 내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 느끼면 어쩌나 싶은 거다. 하지만 독자층을 생각한다는 건 조금 지금의 내 수준에 맞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하기에는 나는 아직 작가라 할만한 존재도 아니고, 그저 글쓰기를 (조금 열정적인) 취미로 가지고 있는 그저 보통의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일단은 계속해서 쓰고 싶은 내용을 써 내려가는 게 맞을 것 같다. 아마도 지금의 이 열정적이 글쓰기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 테고, 그러면 다시 독서하는 시간도 늘어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다른 글들에서 배움을 통해 나도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다. 일단은 지금의 즐거운 글쓰기를 계속해야지.
***이번 주말에는 새 브런치북을 완성하는 게 목표이다. "외식 같지만 집밥입니다"에 6개의 글만 더 써내면 내가 생각했던 책이 하나 더 완성된다.
***쓰고 싶은 글이 많지만 그래도 조금 한 두 시리즈에 집중에서 완결을 내고 다른 시리즈로 확장을 해야겠다. 너무 많은 생각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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