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규 한식 쿠킹클래스
지난 학기에 한글학교에서 세 번의 한식 쿠킹클래스를 진행했다. 내 제안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함께 조리하기 열악한 한글학교의 환경 속에서 쿠킹클래스를 하는 방법으로 밀키트 제조를 제안했다. 내가 요리 시연을 해주고 참가자들이 맛을 본 후, 소스나 재료들을 밀키트로 챙겨가는 것이었다. 가격은 20~25유로였다. 내가 생각할 때 비 전문가인 내가 진행하고, 직접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니기에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했는데 참가자가 첫 쿠킹클래스인 떡볶이는 11명이 신청했다. 그다음에는 사람들의 문의가 있으면서 몇 번 더 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며 두 번을 더 진행할 수 있었다. 한국식 집밥과 한상과 한식 비건요리였다. 두 클래스에는 한글학교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람들이 많았다. SNS를 통한 홍보를 접하고 찾아온 듯한 사람들이었다. 두 클래스 모두 잘 마무리하고 여름 바캉스 시즌이 되었다.
여름 바캉스 때, 한글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파트너십을 맺은 기관들에서 장소는 자신들이 제공할 테니 1년 정규 쿠킹클래스로 매달 1회씩 진행하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한다면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뿐이라며 나에게 하는 제안이었다. 나는 당연히 예스였다. 지난 쿠킹클래스들도 재밌었는데, 더 제대로 된 주방에서 진행한다는데 마다할 리가 있겠는가. 8월 말에 협의가 완료된다고 그 후에 연락을 주겠다기에 기다렸다. 기다리면서도 나의 열정은 이미 1년간의 매달마다 요리할 메뉴들을 다 정리를 마쳤다.
9월이 됐는데 소식이 없었다. 문득, '아 협의가 잘 안 된 건가. 안 하는 건가?'라고 생각하다가 일단 한번 물어보자 생각에 교장선생님에게 연락했다. 그러자 얼마 전 회의에서 하기로 결정됐다며 안 그래도 연락하려던 참이라 하셨다. 1년간 진행될 것이고, 메뉴는 우리 쪽에서 정하면 되는 거고 그쪽 장소 일정을 맞춰야 하니까, 1년 동안 매달 가능한 날 리스트를 작성해 넘겨달라 했다. 1년간의 스케줄이라니 조금 벅찬 느낌이었지만 어찌 됐든 일단 최근부터 정해진 스케줄을 피해 가능한 날짜들을 적어 보냈다. 장소에 대한 감이 도저히 안와 주말에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첫 클래스는 3주 뒤로 정해졌다.
주말에 교장선생님과 쿠킹클래스 장소를 방문했다. 생각보다 넓었고, 모든 게 갖춰진 주방이었다. 앞에는 요리시연을 보일 수 있는 커다란 아일랜드 식탁이 있었다. 이곳에 인덕션을 두고 요리를 보여주며 진행하면 될 것 같았다. 쭉 둘러앉아 볼 수 있는 게 15명은 족히 될 것 같았다. 모든 서랍들을 열어보며 무엇이 있는지 확인 후, 쿠킹클래스에 대한 디테일을 교장선생님과 얘기했다. 내가 9월 첫 쿠킹클래스로 생각했던 메뉴는 추석 맞은 한국 명절요리 또는 한국식 치킨이었다. 교장선생님은 아주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추석요리로 하자고 하시더라. (지금까지 메뉴선정을 보면 굉장히 한국적인걸 좋아하시는 듯하다.) 얘길 나누면서 내가 쿠킹클래스가 우리가 했던 것이 저렴했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파리에서는 비빔밥도 75유로 하더라라며 인터넷에서 보고 놀랐던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래도 "나는 전문가는 아니니 물론 75유로는 못 받겠지만요"라고 하자 교장선생님이 "그럼 우리는 음... 50유로 정도로 할까요?"라고 하는 거다. 전보다 갑자기 가격이 두 배가 올라버렸다. 파트너십 맺은 곳과 한글학교 멤버인 사람들에게는 할인을 해줘야 한다는 얘기도 하셨다. 그러면서 비멤버 50/멤버 40이 어떻냐는 거다. 너무 비싼 느낌이 들기에 내가 50은 숫자가 너무 크니가 차라리 45는 어떠냐며 조금 깎아보았다. 좋다며 가격이 그렇게 책정됐다. 나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렇게 일단 어느 정도 일단락되고 집에 돌아온다. 주중에 홍보용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본다. 쿠킹클래스의 홍보를 위해 어떤 요리를 하는지 직접 보여줘야 한다 생각했다. 그렇기에, 예전에 만들고 찍어뒀던 사진들을 포스터에 넣어 요리를 소개했다. 그리고 주말즈음 레시피를 확정하고자 재료들을 사 와서 (30유로나 들었음) 직접 요리를 하고는 그 과정들을 영상으로 촬영도 진행했다. 혹시라도 나중에 요리법을 물어볼 때 자료를 만들어 보내주거나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만든 요리는 함께 사는 룸메들에게 주기도 하고,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주말 점심으로 함께 나눠 먹었다. (난 명절 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때 찍었던 영상을 편집하여 홍보용 영상을 더 만들어 교장선생님께 보냈다. 그분이 인스타그램을 담당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홍보하기 너무 좋겠다고 좋아하시고는 며칠 뒤 홍보 영상을 올렸다. 그로부터 일주일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 단 한 명의 신청자도 없다. 내가 우려했던 대로 가격이 너무 비쌌던 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주말이 아닌 금요일 저녁이란 점도 아무래도 신청자 수가 더 적을 것 같았다. 그런 와중에 수익금을 파트너 맺은 기관과 반반으로 나눈다고 하더라. 신청자가 없을 것 같은데 수익금이 웬 말인가. 신청자 걱정은 수업을 하는 나만 걱정하고 있는가 보다. 아무래도 가격이 문제인 건지, 아니면 조금은 생소할 갈비 찜 같은 메뉴의 문제인 건지 잘 모르겠다.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