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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Nov 03. 2022

당면이 좋아 찜닭 해요

나는 당면 순이

나는 당면을 좋아한다. 찜닭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닭보다도 국물을 머금은 당면이다. 내 소울푸드가 잡채이니 찜닭의 당면을 좋아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달짝지근한 맛과 촉촉 탱탱한 찜닭 속 당면은 잡채와는 또 다른 맛이다. 밖에서 사람들과 함께 먹을 때는 나도 모르게 당면을 많이 가져가진 않을까 걱정하면서 조금씩 가져가곤 한다. 아직까지 당면으로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린 적 없으니 나는 제법 자제력이 있는 사람인 거다.


찜닭의 재료는 간단하다. 나는 당면 순이니까 당면은 아시아 마켓에서 떨어지지 않게 쟁여두고 있다. 그러니 닭과 감자만 사면 된다. (설마 집에 양파와 당근이 없진 않겠죠?) 먼저 깨끗하게 씻은 닭은 준비하자. 혼자 해먹을 거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부위를 사면 된다. 나는 윙과 봉을 사 왔다. 먼저 냄비에 닭과 물을 붓고 한번 끓여준다. 그러면 닭의 불순물과 잡내 제거에 도움이 된다. 그렇게 끓여줘서 표면이 하얘진 닭을 하나하나 씻어준다. 당연히 냄비도 다시 씻어준다. 그런 후, 닭을 냄비에 다시 넣고, 닭이 모두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준다. 간장과 설탕이 1:1 비율이면 짜지 않고 가장 보편적인 맛이다. 취향에 따라 설탕 양을 줄이자. 다진 마늘도 크게 한 스푼 넣어준다. 그런 후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불을 줄인다. 매운맛을 원한다면 한국이라면 마른 고추를 잘라 넣자. 해외에서 나는 필요할 때는 칠리 플레이크를 넣어준다. 마른 고추보다는 좀 지저분하겠지만 맛은 충분하다.


익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감자를 큼직하게 잘라 넣자. 닭에 색이 좀 물들기 시작하면 당근과 양파도 넣어준다. 이때쯤 당면을 물에 불려줘야 한다. 그냥 마른 당면을 넣으면 수분을 너무 빨아먹어서 국물 없는 찜닭이 되어버린다. 닭도 다 익었을 때는 국물의 간을 볼 수 있다. 이미 넣어줬던 간장으로 닭에 간이 어느 정도 배어들었겠지만 국물이 혹시 조금 싱겁다면 간장을 이때 조금 더 넣어준다. 간이 잘되었다면 이제 당면을 넣어준다. 조심하라. 당면 양이 너무 많으면 국물이 모두 사라져 버릴 거다. 당면을 좋아한다면 애초에 국물을 좀 넉넉히 준비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적당히 당면을 넣고 같이 끓여준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살짝 둘러 고루 섞어준다. 당면 가득, 내가 좋아하는 부위로만 준비한 찜닭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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