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확위 Jul 16. 2024

3일 차: 혀 내민 래브라도 레트리버

미리 저장해 두었던 사진이 있었다. 혀를 내밀고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래브라도 레트리버다. 레트리버는 내 꿈의 개다. 언젠가 개를 키운다면 골든/래브라도 레트리버를 키울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집도 지금보다 넓어야 하고, 내 개인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러니 언제 내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키우진 못하지만 그릴 수는 있다. 래브라도 레트리버 사진을 켜두고 캔버스에 스케치를 한다. 사진상에서 개의 얼굴은 절반 정도만 나왔는데, 그림으로도 이 느낌이 살기를 바라며 스케치를 한다.


스케치 후에는 색칠을 시작한다. 아크릴 물감으로 필요한 물감들을 짜본다. 하얀 개라서 약간의 갈색과 흰색이면 거의 다 칠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언제나처럼 코를 색칠하는 것이 어렵다. 검은색을 사양하다 보니 너무 진하게 칠해버리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 소극적으로 칠하게 된다. 혀를 내밀고 있어서 혀를 칠하는데, 생각보다 색칠하기가 어렵다. 사진 속에 디테일한 혀의 색감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계속 덧칠하며 최대한 비슷한 색감을 내려 애써본다. 어느 정도 칠한 것 같은데 혀가 금속 같은 질감으로 칠해져 버렸다. 수정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원하는 느낌이 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더 건드리지 않는다.

분명 더 나아질 부분이 있을 것 같지만, 내 실력으로는 어디를 어떻게 건드려야 나아지는지가 알기가 어렵다. 화실이라도 다니면서 지도를 받는다면 좀 나아질 텐데, 독학하는 자는 서글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