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림을 그릴까 고민을 하며 저작권프리 사진 사이트를 들락거린다. 그러다 노란 소파에 기대어 있는 강아지 사진이 하나 눈에 띈다. 파란 배경과 노란 소파의 색감이 맘에 들어 선택한다. 20x20 cm 캔버스를 다시 집어 들고 자리에 앉는다.
연필로 간단하게 새하얀 캔버스 위에 스케치를 한다. 먼저 개를 색칠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 붓이 안 좋은 건가? 내가 못 그리는 건데 괜히 붓 탓인 것만 같다. 디테일이 살지 않는다. 노란 소파를 칠해 본다. 리얼하지 않다. 디테일의 문제인 건지, 기초가 부족하며 표현해야 하는 부분을 표현하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맘에 들지 않는다. 붓도 뭉툭하고 덧칠할수록 색이 섞이면서 노란색도 점점 탁해진다.
더 건드린들 나아질 것 같은 희망이 보이지 않기에 붓을 내려놓는다. 조금이나마 나아 보일까 멀찍이 두고는 쳐다본다. 전혀 낫지 않다. 흐린 눈으로 바라봐도 별로다. 실망스러운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