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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Nov 03. 2024

[1주/4일 차] 남은 총각무가 있다면 생선조림으로!

총각무김치 삼치조림

이번 주 도시락을 위한 삼치가 여전히 냉동실에 남아있었다. 남은 요리는 당연 매콤한 생선조림 차례였다. 그냥 생선을 조리자니 감자도 무도 없었다. 그러나 냉장고에 다 못 먹고 남아있는 총각무김치가 보였다. 총각무를 넣으면 그럴듯할 것 같았다. 총각무를 꺼낸다. 삼치를 해동한다. 먼저 총가무를 무와 줄기 부분을 잘라 나눈 후 바닥에 깔아준다. 생선을 그 위에 얹어주었다. 그런 후 양념을 만들기 시작한다. 다진 마늘, 간장, 약간의 액젓, 단맛은 아주 살짝만 가미하여 양념을 한다. 총각무에서도 맛이 우러나올 것이기에 딱히 간을 세게 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양념을 조금만 넣어 먼저 생선을 졸여주었다. 생선이 조금 졸여질 때쯤 후추도 넣어 그나마 있을 비린맛을 잡아주려 했다. 채소는 양파와 파를 넣은 게 전부였다. 충분히 조려낸 후 국물을 맛을 보니, 생선 비린맛 없이 감칠맛이 가득한 양념이었다. 성공이었다.

도시락 칸에 남았다. 담을 것이 없었다. 냉장고가 비어 가고 있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총가무를 잘라한 칸을 채우고, 다른 칸에 샐러드채소를 잘라 넣어 채워 넣었다. 너무나도 억지로 채운듯한 도시락 비주얼이다. 하지만 생선조림이 워낙 맛있게 됐기에 괜찮을 것 같았다.


점심에 도시락을 꺼낸다. 전자레인지로 생선조림을 데워서 혹시라도 냄새가 배어들까 걱정됐지만 다행히 딱히 냄새가 나진 않았다. 생선을 먹기 전에 먼저 조려진 총각무를 맛봤다. '우와 맛있다.' 깜짝 놀랐다. 이미 맛있던 총각무를 졸여내니 더 맛있어졌다. 거기다 어쩌다 운이 좋았던 건지 간이 너무 딱 맞아떨어져서 생선이며 총각무며 모든 게 맛이 좋았다. 다른 도시락 칸은 억지로 채운 도시락이었지만 메인이 워낙 맛있다 보니 나머지는 어차피 중요치 않았다. 역시 주인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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