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하루의 꽤나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요즘이다. 생각을 표출할 곳이 필요한 모양이다. 그렇게 하염없이 쭉 써 내려가는 것들이 하루에만 A4가 몇십 장이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계속해서 쓰고 또 쓰다 보면, 지쳐버린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쓸 말이 없어진 것인지 머릿속이 잠시 텅 비어버리는 순간이 온다. 그때까지 그렇게 계속 써 내려간다.
어제는 나의 좁은 세계에 관해 글을 쓴 후, 한 다른 친구가 각자의 생활 때문인 거지, 모두가 여전히 나의 사람들이라 말해줬다. 문득 그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날들이 생각났고, 어제는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그 옛 기억들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에피소드에 나오는 친구에게 글을 보내 주었다. 오래된 기억들이기에 모두가 진짜인지는 나도, 그들도 몰랐다. 그저 나는 글을 쓰고, 그걸 읽은 친구들은 이런 일이 있었냐며 재밌어했다. 한 친구는 그립다고 말했다. 언니와의 일도 글을 썼다. 언니 또한 자신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좋은 기억들이었다.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아이라던가) 그 옛 기억 자리를 덮어버렸기에 잊혀갔겠지만 좋은 기억들이다. 나는 여전히 크게 변하지는 않아서인지, 남들보다 그때의 기억들이 머릿속에 조금은 더 생생한 모양이었다. 그때의 기억들을 끄집어 내 퇴근 후에 계속해서 써 내려갔다. 그렇게 쓰고, 또 쓰며 나의 20대, 나의 대학생활, 나의 메뚜기떼들과의 이야기를 썼다. 한참을 써 내려가다 글을 다시 읽어보니, 좋은 사람들이구나. 그들과의 첫 만남부터 시작된 글을 읽어 내려가며 인연이랑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군-이란 생각에 조금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