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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숨지 말아요

by 이확위

Come out, little one.

You shine brighter than this tiny corner.

(이리 나오렴, 작은 아이야.

넌 이 구석보다 훨씬 더 밝게 빛날 수 있어.)


앞서, 유사한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다. 그때는 조금 더 큰 의자 뒤에 작은 강아지가 숨어있기에, 가려진 진짜 가치를 보자는 의미를 그림에 글자를 적어 내려 갔었다. 아마도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친구가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이번엔 보다 더 작은 의자, 아니면 의자는 그대로이나 강아지가 커버린 걸까? 의자 아래 꽉 끼여있는 듯한 강아지였다. 그걸 보자 '너한테 안 맞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다음 문구가 떠올랐다.


Come out, little one.

You shine brighter than this tiny corner.

(이리 나오렴, 작은 아이야.

넌 이 구석보다 훨씬 더 밝게 빛날 수 있어.)


세상이 두려워 어딘가로 숨어버린, 사람들을 생각했다. 하지만 숨어버리기엔 당신의 존재가 작지 않다. 마치 의자로 가려지지 않는 저 강아지처럼 말이다. 그러니 숨어버린 혹은 숨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은 빛나는 존재라고. 그런 작은 공간에 숨겨지지 않는 존재라고, 그러니 더 당당하게 나와서 반짝 빛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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