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러지가 있는 조카를 위한 두쫀쿠 아닌 “아쫀쿠”

피스타치오가 아닌 아몬드!

by 이확위

두쫀쿠가 한창이던 때였다. 처음엔 두쫀쿠가 뭔지도 몰랐다. 두바이초콜릿도 뒤늦게 알았고, 한참을 유행했음에도 맛 한번 본 적이 없었다. 쇼츠나 SNS 외에도 실제 주변에서 사람들이 두쫀쿠에 대해 계속 말하기에 궁금해졌다. 보고 싶어 본 게 아니지만, 어쩌다 본 두쫀쿠 레시피는 그다지 어려울 게 없어 보였다. 구하기도 힘들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직접 만들어볼까 싶었다. 하지만, 한번 만들어서는 그 양이 너무 많을 것이고- 어쩐지 나를 위해 만들기는 아까웠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조카들이었다.


언니네 아이들을 위해 두쫀쿠를 만들어 함께 맛볼 계획이었다. 그러다 문득,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친오빠의 아이들, 나의 또 다른 조카들이 생각났다. 그중에서도 견과류 알러지가 있는 J가 생각났다.


두쫀쿠의 메인은 쫀득한 마시멜로보다, 그 “두바이”초콜릿의 그 피스타치오다. 두쫀쿠 재료로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어렵게 주문을 하다가, ‘견과류 알러지가 있으면 두쫀쿠를 평생 맛보지 못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J가 항상 목에 목걸이를 하고 다니길래, 그게 무어냐 물었던 적이 있다. 어린 조카는 견과류 알러지 약이라며 내게 대답했다. 그 당시 어린이집을 다닐 조그만 아기였는데도, 스스로 알고 챙기는 모습이 기특하고 귀여웠다. 그 기억으로 J가 견과류 알러지가 있다는 걸 난 알게 되었고- 그 후로는 초콜릿이나 과자, 빵 등을 선물로 살 때면 J의 알러지를 생각하며 조심스레 고르곤 했다. 그러니 내가 ‘알러지 있는 사람들은 두쫀쿠를 맛볼 수 없겠구나’ 생각을 하는 순간, J에 대한 생각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일 거다. 그런 안타까움을 느끼던 찰나에 언젠가 J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몬드는 먹을 수 있어요!”

두쫀쿠에서 피스타치오뿐 아니라 중요한 동급의 메인재료가 바로 바삭한 “카다이프”다. 피스타치오는 아닐지라도, 고소하고 달콤함에 “카다이프”의 바삭함은 맛보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아몬드 스프레드를 장바구니에 추가했다. (모두가 두쫀쿠만을 만드는지, 가격도 오르고 배송도 늦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에 비해서 아몬드 스프레드는 저렴한 가격에 배송까지 빠르더라.)


주말이 되어 시간을 내고 언니네 집으로 향했다. 모든 재료는 그곳으로 배송되도록 했기에, 가벼운 몸으로 놀러 가듯 향했다. 조카들은 주말이라 게임을 하고 있었다. 좀 더 어릴 때 게임을 하지 않던 시절에는 조금 더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주었 건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들은 화면 속의 또 다른 세상이 더 즐거운 모양이었다.


피스타치오를 먼저 작업하면 혹시라도 오염될까 걱정되어, 먼저 아몬드 스프레드로 J를 위한 “아몬드 쫀득 쿠키”, 아쫀쿠를 만들어본다. 방법은 간단했다.

아몬드 스프레드를 꺼내 맛을 본다.
화이트초콜릿도 조금 녹이고 함께 섞어본다. 피스타치오에 비해 맛이 조금 가벼웠다. 진한 고소함보다는 어딘가 가벼운 견과류의 너티함만 있더라. 어쩔 수 없었다. 스프레드에 단맛이 부족하여 단맛을 조금 더 추가하며 내 입맛대로 만들어본다.
그런 후, 볶은 카다이프를 섞어주었다.
필링을 동그랗게 만들어 준비한다.
마쉬맬로우 쉘을 준비한다. 적당히 녹이고 코코아파우더와 탈지분유를 넣고 초콜릿색으로 고루 되도록 섞어준다.
식은 마쉬맬로우 반죽으로 동그란 필링을 감싸준다.
코코아파우더를 입혀내니 완성되었다.


그렇게 J를 위한 아쫀쿠를 완성한 후에는-

이제 모두를 위한 두쫀쿠 차례였다. 만드는 방법은 동일했다. 아몬드가 아닌, 더 비싸고 더 맛있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쓴다는 것만 제외하고-

그렇게 아쫀쿠와 두쫀쿠가 준비되었다.

그런데 한 조카가 자기는 두쫀쿠가 별로라는 거다. 자기는 그냥 마쉬맬로우 쫀득 쿠키가 좋다고…

‘그건 또 뭐지?’ 하는 생각으로 검색을 해본다. 이건 필링을 따로 만들지 않고 마쉬맬로우 반죽에 탈지분유를 조금 더 많이 넣고, 후루츠링이나 동결건조 딸기와 같은 다른 재료들을 넣고 섞어 굳혀주는 거더라.

마침 재료도 다 있었다. 운명처럼, 조카들이 아침마다 먹는 시리얼이 후루츠링이더라.


알러지가 있는 조카를 위해, 두쫀쿠가 아닌 “아쫀쿠”를 만들었다.

두쫀쿠가 별로라는 조카를 위해, “마쉬맬로우 쫀득 쿠키”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와 또 다른 조카들을 위해 두쫀쿠를 만들었다.


이날의 주인공이 두쫀쿠인지, 아쫀쿠인지, 마쉬맬로우 쿠키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여러 조카들을 생각하며 만들던 그 시간이 주인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