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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돌 Dec 03. 2018

시필사 (17)소금창고_이문재

30일시필사

소금창고  _ 이문재

염전이 있는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

바다로 가는 길 따라가던 갈대 마른 꽃들

역광을 받아 한 번 더 피어있다.

눈부시다.

소금 창고가 있던 곳

오후 세시의 햇빛이 갯벌위에

수은처럼 굴러다닌다.

북북서진하는 기러기 떼를 세어보는데

젖은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염전이 있는 곳

나는 마흔 살

옛날은 가는게 아니고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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