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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코치 Feb 04. 2016

'나는 1인기업가다' 팟캐스트 마치고

독립 후 보낸 지난 1년을 돌아보다

얼마전 '나는 1인기업가다' 팟캐스트에 초대되어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팟캐스트 주소 - http://www.podbbang.com/ch/10819?e=21887229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녹음을 마쳤다. 1시간 남짓 소요됐지만, 정작 이번 팟캐스트를 위해 2~3일 정도 생각 정리의 시간을 가진게 가장 유용했다. 시간 관계상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 내용들을 이 공간에서 셀프 인터뷰로 정리해봤다. 


Q1 :  '황상현', '황코치'는 누구이며, 뭐하는 사람인가?

황코치는 '응답하라 1994 세대'로 몇 달전에 만으로 완벽하게 마흔이 되었다(75년생). 2014년 8월에 마지막 회사를 그만뒀으니 이제 1인 기업이 된지 만으로 1년 조금 넘었다. 더군다나 개인사업자 '코칭온에어'는 9월부터 시작했으니 6개월도 안된 완전초짜 1인 기업가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AC). 기업 커뮤니케이션 코치를 지향하며 크게 3가지 영역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첫번째, PR분야에선 기업 홍보 전략 컨설팅 및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관리 영역, 두번째, 디지털 분야에선 소셜미디어 구축 및 운영 컨설팅, 소셜미디어 콘텐츠 개발 워크샵, 온라인 위기관리 컨설팅 및 트레이닝이 있다. 끝으로 마지막 세번째는 굳이 구분 짓자면 HRD 영역일텐데 코칭 리더십 관련 팀빌딩 워크샵, 커리어 코칭, 비즈니스 코칭 등을 진행하고 있다.


Q2: 1인 기업가로 나오게 된 계기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스스로를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서브가 아닌 독립적인 개인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 싶었다. 2001년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실, 카피라이터라고 부르기엔 창피할 정도로 짧게 광고바닥을 뒤로하고 PR쪽으로 돌아섰다. 2002년부터 PR업무를 시작해 2008년까지 전통적인 홍보업무(대언론 활동)를 해왔다. 그러다 2008년부터 소셜미디어 업무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으며, 2010년부터는 컨설팅 프로세스도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접해봤다.    


2014년 한국나이로 마흔. 참으로 철없고 준비없는 시작이었지만 자신을 실험해 보고 싶었다. 그나마 리스크가 적을 때가 언제일지 판단해볼때 40살이 기점이라 판단했다. 에이젼시 생활을 오래해봤기 때문에 하고 있는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는건 불가능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던 관계로 '코칭'을 좀 더 공부하고자 회사를 그만뒀다.


그래서...2016년 1월 현재 커뮤니케이션 코치로 변신한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아마 '코칭온에어' beta(?) 딱지는 꽤 오랜시간 계속될 듯 싶다.  


Q3 : 그만두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크게 3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첫째는 건강, 둘째는 생각의 흐름, 셋째는 좋아하는 걸 찾아나서기 


첫째 건강, 회사를 나오기까지 직간접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생명의 은인(혈압약의 세계로 인도해준)이자 업계 대인인 철산엔터테인먼트 오세정 대표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 오대표는 없는 형편(?)에 책상 하나 놓아주고, 안정을 찾기까지 일정 금액을 매달 지원해주며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에나 존재할 법한 '파트너 에코 시스템'을 몸소 실천해줬다. 게다가 파트너 코치 기념으로 1:1 퍼스널 트레이너까지 붙여줬다. 이를 계기로 근 2달간 열심히 운동해 체중을 8kg 정도 감량했으며, 지금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고혈압이 원인인지 모르겠지만 회사시절 겪였던 뒷목 당김 증상 등이 혈압약을 먹으면서 정상으로 돌아왔고, 최근에 이스라엘 특공무술인 '크라브마가'를 배우면서 지속적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둘째, 생각의 흐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2014년 9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거의 6개월동안 매주 토요일 8시간씩 온종일 '국제 코치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공부했다. 코칭 스킬에 대한 업그레이드도 물론 있었지만 그보다 삶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가장 컸다. 어떤 삶이 행복한 건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 시작됐다. 


동시에 20년 지기 친구와 인문학 책 읽기를 시작하고, '건강한 신학 세미나'를 개최하고, 십일조 관련 소책자를 펴냈다. 일련의 이런 활동들이 모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작은 대답이었다.


십일조 정신

건강한 성경해석 세미나

  

셋째, 좋아하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BGM을 입히기 위해 홍대에 있는 스튜디오에 가서 '파이널컷 프로'와 '로직 프로X' 수업을 들었다. 학예회 수준일지언정 충분히 즐거웠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동경하던, 원빈의 '아저씨'라는 영화에서 사용해 화제가 되었던 이스라엘 특공무술인 '크라브마가'를 배우고 있다. 이런 살생기술(?)을 내 평생 언제 사용해 볼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추가로 말하자면,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체크 카드를 만들어 사용하게 됐다. 예전에 생각없이 마시던 커피 한 잔, 밥 한끼 비용이 새로워졌다. 예전만큼 사람을 만나지 않게 됐다. 경제적인 이유도 솔직히 있었지만 사실 온전한 집중의 시간이 필요했다.


Q4 : 1인 기업가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객관적으로 날 평가하자면, 난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해도 장거리는 잼병이었다. 만화책도 완권이 되지 않으면 끝까지 읽지 못했다.,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미국 드라마 기억하시냐? 시즌1은 열심히 봤는데 그 이후는 타이밍을 놓쳐서 못봤다. 그래서, 난 아직도 '스코필드'가 감옥에 갖혀있다. 


이런 내가 지속가능성이 핵심인 1인 기업가로 살아남기 위해선 각성이 필요한데, 이를 깨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또 하나, 좋게 말하면 성격이 낙천적이고 느긋한 편이다. 쓰나미가 몰려와도 저기 멀리서 보게 되면, "음~ 당장 피하진 않아도 되겠네"라고 생각하는 스타일. 1인 기업인으로 살기엔 정말 부족한...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보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자면, 최근에 처음으로 해봤던 부가가치세 신고가 너무 어려웠다. 몇 번이나 국세청 홈페이지를 들어갔는지 정신 없었다. 미팅을 혼자 가는 것, 혼자 밥먹는 것, 회식이 없어진 점, 같이 고민하고 회의하는 팀이 없는 것, 일년 단위로 매출을 어느 정도 파악해야 한다는 점, 매달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  등이 있다.


Q5 : 그래도 1인 기업으로 장점이 있다면?

가장 큰 장점은 결정이 자유로워졌다. 완벽하지 않지만 메모랜덤이 내 손에서 나가면 그냥 그걸로 끝이다. 해야 될 것과 안해야 할 것들이 좀 더 명확해지고, 내 시간이 온전해지는 것,  남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게 아닌 내 일을 하게 된다는 점.


현실적으론 시간 활용에 있어 자유도가 높아진게 가장 만족스럽다. 이제 어린이집 등원을 할때 정장차림이 아닌 스냅백에 후드티셔츠 입고 간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만나는 학부모들이 "지윤이 아빠는 음악하나봐."라는 소문이 돌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ㅎㅎ  한 달에 2-3번씩 양평에 있는 친구 집에 방문해 인문학 관련 대화를 나누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만 뺀다면 충분히 즐겁고 여유로운 생활을 보냈다.


Q6 : 그렇다면, 향후 계획은 어떠한가?

크게 달라질 건 없지만, 3가지 정도에 집중하려 한다.


삶을 단순화 시키기

2016년은 본격적으로 사람도 많이 만나고, 비즈니스도 모색하겠지만, 삶 자체는 더욱 단순화시키려 한다. 최근 화제가 된 '주커버그의 옷장'처럼 어떤 옷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보여야 할지에 대해 최소화로 줄일 계획이다. 당장 이번 겨울도 항상 입고 다니는 후드티와 스냅백으로, 비즈니스 미팅 시엔 단벌 자켓으로 버텼다. 이런 단순한 것부터 시작해 의도적으로 이런 심플한 삶의 방식을 유지하려 한다. 


지식을 통합하기

1년 동안 인문학 책을 읽고 코칭 관련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은 결국 모든 지식은 큰 흐름 안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코칭/위기관리/소셜미디어/스토리텔링/마케팅 등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통합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고민한 내용을 세미나로 강의로 책으로 정리하고 싶다.


실행, 또 실행하기

'트렌드 왓쳐(Trend watcher)'로 살아왔다면 '트렌드 액터(Trend actor)'로 실행에 중점을 둔 2016년을 보내겠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는 것도 이런 일환이다. 다 떨어진 치약 짜내듯 글을 써내기 위해 고생하겠지만 그래도 실행하자. 평가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시선에 대한 두려움을 무시하고 일단 실행하는 2016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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