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검찰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오늘은 정치 이야기. 우리나라는 어쩌다가 검찰이 이렇게 미움을 받는 나라가 되었을까?
일단 약부터 좀 팔자,
나의 정치성향은 중도진보 정도의 위치를 가지고 있음을 밝힌다. 아니, 그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정치의 스펙트럼을 좌-우로 두고 외국과 비교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경계선을 두고 편 가르기를 하면 재미가 있거든..
오늘(22.03.15.) 들었던 라디오의 인터뷰어로 나온 한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진보세력은 외국의 정치 스펙트럼과 비교했을 때 매우 보수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보수세력도 역시 외국의 정치 스펙트럼과 비교했을 때 소위 '수구'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보수적인 성향을 띈다고 한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매우 외국 기준으로 보수성향일까..?
뭐 어쨌든, 나는 정치의 역사를 줄줄 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정치에 대해서 그렇게 해박한 지식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재미도 없는 뉴스를 왜 보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다가 지금은 뉴스가 조금은 재미가 있어진, 뭐 대충 그 정도의 포지션을 가진 30대 극 후반의 사람. 이제 어디 가서 청년이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서(?) 각종 정부의 청년정책은 서류조차 낼 수 없고, 그렇다고 중년이라고 하기에는 어린.. 한마디로 뭔가 좀 애매한 그런 사람이다.
나의 선구안은? 0.200 정도 되려나
내가 투표를 하기 시작 한 이후 내가 지지했던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 적은 이번 20대 대선까지 포함하더라도 한 번밖에 없는 것 같다.
2002년 16대 노무현 대통령(누구 찍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2007년 17대 이명박 대통령(내가 찍은 사람)
2012년 18대 박근혜 대통령(내가 안 찍은 사람)
2017년 19대 문재인 대통령(내가 안 찍은 사람)
2022년 20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내가 안 찍은 사람)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나도 제법 대선 투표를 많이 했구나 싶다. 그만큼 나이가.. 껄껄껄. 이렇게 나름 선거를 몇 번 치르면서 스스로 세워놓은 기준이 있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 1차적으로 공약을 꼼꼼하게 보기는 하지만 정당과 나의 가치관을 비교해 보고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주로 정당을 보고 뽑는다는 말. 정치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을 때는 잘 몰랐는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만히 보니 내 삶이 그렇게 여유가 있는 생활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성장보다 분배 쪽에 무게가 더 실리는 편이다.
두 번째로 지자체장 선거나 국회의원선거를 하는 경우에는 철저하게 공약만 보고 결정을 한다.
이렇게 나름의 철학(?)을 세운 이유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은 국가 운영의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행정가적인 업무역량이나 센스는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수많은 참모가 있고, 주위에 조언을 하는 전문가들이 그 누구보다 많은 자리 역시 대통령 자리이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모든 것을 다 알정도로 똑똑하면 엘리트주의가 최고일 테지.
수많은 나라들이 진통과 피를 봄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대통령은 큰 방향성과 줄기만 제시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숲을 보라는 것. 나무와 같은 세부적인 업무 디테일은 대통령보다 전문가인 실무자들이 하면 될 터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외교 아닌가. 외교적인 자리에서 얼굴마담이나 하면 되지 뭐..
하지만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은 지역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公約이 잘 지켜지든, 空約이 되어 버리든. 이러한 약속들이 내 삶을 세부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대선을 제외한 지방선거들은 정책적인 공약을 꼼꼼히 보는 편이다.
약은 다 팔았으니,
국민 누구에게나 물어봐도 우리나라 최고의 권력기관은 ‘검찰’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검찰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업무강도가 매우 심하다고 들었다. 수많은 서류에 치이면서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이 시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중 한 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집단이 권력집단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검찰 집단의 수장이었던 사람이 이번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되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현 대통령 이 둘이서 검찰에 집중된 권력에 힘을 빼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하지만 정말 조금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두 정권이 크게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그것도 검찰 권력의 최고봉인 바로 직전의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참 웃긴 상황이 발생하였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 현 정부의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것이 참 놀라운 일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이 총장으로 임용될 당시와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국민의힘 대권후보로 나설 때의 온도 차이를 한번 보자. 이 얼마나 웃기는 코미디인가.
왼쪽 사진 기사 출처: https://m.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1124500221&cp=seoul
오른쪽 사진 기사 출처: http://www.sisamaga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3108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불렸던 이번 대선
대세인 후보 둘 중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박빙이었던 이번 대선. 당선자와 탈락자의 표 차이도 1%가 나지 않았던 정말 박빙이었던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할 말이 없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선거였으니. 하지만 정말 어이가 없고 기가 차는 일은 이번 당선자가 과연 대통령 후보가 될 명분이 있었던가? 하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 후보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될 수 있다. 하지만 제1의 야당 후보가 뽑힌 과정과 나름대로의 그 명분을 살펴보면 납득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행정부 수반이 될 후보를 뽑는데 정치 경력이 1도 없는, 행정가 경력이 1도 없는 후보를 추대한다? 물론 경력이 있다고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지 이기고자 하는 이유로 ‘인기’가 많은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한 것이 아닌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배우면서 해도 되는 그런 자리인가? 뭐 또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배우면서 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
뭐 어쨌든, 그동안 야당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몇 년을 기다리고 갈고닦은 사람들은 얼마나 허탈할까? 단지 본인의 소속 당이 권력을 가져오기만 하면 이유야 어쨌든 상관없다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내 생각이 기우라면 참 좋겠다만..
이제 본격적인 윤석열 정부가 되면 국민의 힘 내 수많은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대리청정을 얼마나 하려고 할까? 그냥 대통령은 얼굴마담의 역할만 하지 않을까? 대리청정은 박근혜로 이미 겪어 봤으니 제발 그렇게 되지 않으면 좋겠다. 그리고 당선인의 고집이 제법 세다고 들었는데 참모들의 의견을 잘 반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역시 물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좋겠다.
좌든 우든 정치와 함께 대통령의 권력을 가지고자 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그 목적으로 가는 방향에서 차이가 날 뿐. 결과는 나왔고, 당선은 되었고, 이제 이런 나의 걱정이 다음 대선 때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 정도로 국정운영을 잘해 줬으면 좋겠다.
과거 상호 존중과 애칭으로 불렀을 말,
'우리 대통령님'과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참 기구한 인연의 두 사람이다.
덧 1. 이 글을 작성한 날은 2022.03.17. 00:33입니다. 아직 작가 등록을 하지 못하여 작성 시간을 남겨 둡니다.
덧 2. 브런치 글에 키워드는 AI(?)가 글을 분석해서 추천해주는 것 중 선택을 해야 하는 것 같은데.. 놀랍게도 '윤석열'이라는 태그는 달 수가 없다보다. 8~9회나 언급이 되어 있는데.. 더 놀라운 것은 이 글의 본문에는 이재명, 안철수, 국민의당이라는 단어는 전혀 없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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