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청춘특강
팟캐스트는 참 좋아
집에 TV가 없다. 애초에 TV 보는 것을 그렇게 즐기지 않을뿐더러, 볼 시간조차 없다. 그래서 오가며 귀로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를 참 좋아하고 즐겨 듣는 편이다.
구독하고 듣는 팟캐스트 중 하나인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경제 관련 이슈들을 정리해 줘서 정말 재미있고 유익하게 잘 듣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별책부록과 같은 코너로 패널들의 수다 에피소드가 올라온다.
커피타임
김현정의 뉴스쇼에서의 '댓꿀쇼'같은 느낌인데 이름은 '커피타임'. 대본이 있는 본방과는 다르게 특별히 정해진 대본이 없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이진우 기자의 통찰력에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특히 지금 소개하는 이번 에피소드는 매우 인상이 깊었다.
'성공'이라고 하면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해당 위치까지 짧은 기간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 즉, 숏컷에 대한 이야기를 이진우 기자가 하는데 매우 공감이 된다.
다 같이 망하자!
사람들이 조언을 구하거나 할 때 통상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게 된다. 즉, 소위 말하는 언니, 오빠, 형, 누나에게 대부분의 조언을 구한다.
물론 그들이 뭘 잘 모르고,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영양가가 없다는 말이다.
1~2살 많은 사람들일 텐데 그래 봤자 별로 아는 게 없다. 예를 들면,
갓 취업해서 사원증 나와서 신이 난 아이들에게 사회생활에 대해서 물어보면 무슨 좋은 대답이 나오겠냐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 주는데 그 이유가 바로,
폼 잡을 곳이 거기밖에 없어서
근처 나잇대의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것은 '다 같이 망하자!'라는 뜻이란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힌 통찰력인가..
20살 정도 차이나는 사람을 노려라
사실 대학교 사회 안에서는 3~4학번 차이만 나더라도 말 붙이기도 어려운 나이 차이이다. 하물며 20살 정도 차이가 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래도 그 정도 차이나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라고 한다.
예를 들면..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으면(라디오에서는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가정을 했다.), 그 일을 현재 하고 있는 20살 차이 나는 사람에게 물어보라는 말이다. 물론 그런 사람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지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사례가 외교관이므로 이러한 경우는 더더욱 어렵겠지만,
일반적인 회사에 다니고 싶다면 그나마 조금은 수월할 수도 있겠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고,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조언을 달라.
라고 물어본다면 매우 현실적이고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것이라는 것. 본인이 정말 바쁘거나 잘 몰라서 답을 해줄 수 없다면 잘 아는 사람을 소개해 줄 것이다.
얼마나 기특하겠나?
해당 질문에 답만 해 주겠나? 추가적인 꿀팁도 줄 것이고 할 수만 있다면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다 해줄 것이다.
물론 질문 한 당사자가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2022년 현재 30대 극 후반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20살짜리가 와서 컨설팅, 기획서 작성(또는 과거 내가 했었던 업무와 관련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으니 조언을 달라라고 한다면 매우 기쁠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한 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주려 할 것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지금 현재 우리 대표님에게 소개도 해 줄 것이다.
지름길이 있는데 왜
정말 좋은 지름길 아닌가? 들으면서 무릎을 탁! 하고 쳤다.
아저씨들한테, 아줌마들한테 뭐 물어보기가 싫을 수 있지. 싫어도 한 번만 물어보면 좋겠다.
정말 본인이 운이 좋다면 좋은 멘토를 알게 될 것이고, 정말 어른스러운 '어른'을 만나게 될 것이다.
행여나 운이 좋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좋은 가이드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적당히 조언을 얻고 다음에 보기 싫다면 스스로 다음에 다시 볼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
자기반성의 시간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는가? 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되었다.
학부생, 대학원생, 대학교 조교, 강의전담교수, 국책 사업단 직원, 백수, 문화기획사, 소형 조선소, 용역사, 연구용역사 정도의 경험. 그리고 곧 40살. 나름 열심히 살았네.
이러한 경험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나는 자신 있게 조언을 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덧. 석열이 형이 2년 줄여 줬다지만 어쨌든 곧 40살인데.. 나도 60살 정도의 어른을 한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