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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내가 바쁜 이유는?

둘 중에 하나

by 따청



일이 너무 많다

이런저런 일을 경험하면서 지금 회사에 '아직까지는' 정착을 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출근을 하기 시작했으니 벌써 10개월..


10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바쁘지 않았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동안 주로 예산을 써야 하는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다 보니 정말 적응이 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회사는 돈을 '벌어'와야 하는 곳이고, 그렇다 보니 일하는 내내 긴장의 연속이다.




Image by mohamed_hassan from Pixabay(https://pixabay.com/images/id-6038877/)


업무 기획과 계약

우리 회사는 공공기관과 일을 많이 한다. 공공기관에서 할 수 없는 기본계획을 세우는 등 발주하는 일을 수주해서 처리하는, 소위 말하는 '용역사'이다. 조금 더 고급지게 말하면 연구용역.


공공기관의 일을 주로 하다 보니 과업기간이 공공기관의 회계연도를 따라간다. 연초에 일을 따오고, 연말에 정산을 한다. 사실 과업기간이 120일 정도이기 때문에 수시로 일을 따 오겠지만 통상적으로 대충 그렇다.


그래서 3월 정도에 일을 따오기 위해서 제안서를 많이 쓴다. 어찌어찌 과업을 수행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쓰는 줄 알았는데 몇 번 쓰다 보니 그게 아니다. 이 제안서대로 과업을 수행하면 어떤 결과가 생기고, 이로 인해서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이다는 말 까지 써야 한다.


즉, 일도 시작하기 전(일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에 결과까지 예상해서 써야 한다.


그렇게 작성 한 제안서를 제출하고, 제안 발표를 하고, 심사위원들이 흡족해하면 우리가 그때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너무 중요한 제안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회사는 돈을 벌어와야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제안서를 잘 써서 계약을 따 내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과업을 잘 수행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라고 봐도 될 정도..


사실 업무의 중요도를 따지면 과업을 제대로 잘 수행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제안이 채택되지 않는다면 과업 시작 자체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일이 너무 많은데(언제는 적은 적이 있었던가..) 이게 도저히 쳐내기가 어렵다. 바쁜 이유를 생각하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


1. 일이 너무 많아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
2. 적당히 주어진 일이지만 나의 업무역량이 부족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면 야근을 하든, 조기 출근을 하든,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하든 어떻게든 쳐낼 수 있다. 그런데 나의 업무 역량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참 속상한 일이다.




Image by geralt from Pixabay(https://pixabay.com/images/id-6655274/)

한 계단 한 계단

어쨌든 해 낸다. 일을 거의 10개월째 하다 보니 익숙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번쩍번쩍 떠오르지는 않지만 예전에 했던 일들을 참고해서 적당히 버무리는 스킬도 늘었다.


최근에 브런치 임희걸 작가님이 쓰신 '나를 위해 출근합니다'는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 많은 통찰력을 배우고 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업무에 익숙한 근로자'가 되는 것과, '숲을 보는 업무의 고수'가 되는 것.


아직 까지는 업무에 익숙한 근로자가 나의 포지션인 것 같은데, 조금 더 경험을 쌓고 정진해서 고수가 한번 되어봐야겠다. 현재 같이 일 하는 대표님은 고수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고 따라갈 수 있는 롤모델이 있어서 나는 참 다행인 듯하다.


여전히 업무가 많아 힘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합니다.


이 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 하는 사람들 파이팅.


Image by jognhain from Pixabay(https://pixabay.com/images/id-48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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