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보는 아깽이들
요 며칠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매번 같은 자리에서 비슷한 시간에 계속 보인다. 처음 봤을 때는 어미가 있었는데 어미로부터 독립을 한 것일까? 그렇다고 보기에는 두 마리가 항상 같이 붙어 다니는데.. 모종의 이유로 어미와 떨어지게 된 것 같다.
그래도 몇 번 얼굴을 봐서 익숙해진 것일까, 처음 봤을 때 보다 한 뼘 정도 가까이 다가온다. 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다. 특히 털 있는 녀석들로..
며칠 더 지켜보고 어미가 진짜 없으면 데리고 갈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해도 나는 동물을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일단 직장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바로 서류 탈락. 그리고 나에게 사고가 나서 비명횡사하지 않는 이상 나보다 먼저 죽을 텐데 그 슬픔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 것 같다. 나이 먹고 아프고 하면 돌봐주고, 병원에도 데려가고 해야 하는데 일이나 할 수 있을까.
직장을 더 이상 안 다녀도 될 나이가 되어 은퇴하고, 먹고사는데 지장 없고, 마당 있는 집에서 살게 되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을 수 있다면, 그때 개나 고양이나 한두 마리 키워 보는 걸로.
이틀 전, 간단하게 장을 보고 오는 길에 보여서 그냥 눈 마주치며 있다가 날계란 두 개를 깨서 줬다.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촵촵촵 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는다.
주고 나서 '날계란 고양이한테 줘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어 허겁지겁 검색을 했더랬다. 이런저런 이유로 익혀서 주는 것을 권장하는 정도여서 안심이 된다. 그리고 음식물을 뒤지는 것보다 훨씬 더 위생적이고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주 예전에 KFC 너겟을 들고 집에 가는 길에 고양이가 몇 마리 보여서 주기 전 친구에게 물어봤었더랬다. 염분 때문에 사람이 먹는 거 고양이한테 주면 안 된다는 소리를 들어서 물어본 건데, 당시 친구가 했던 말.
주든 안주든 길고양이 오래 살아야 3년 산다. 일반 고양이에 비해 1/6 정도 사는데 그냥 하루 배부른 게 더 행복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