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행복을 찾아 헤어지면 안 되나?
앞의 몇몇 글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 가족은 사이가 좋지 않다.
바로 앞선 글(이라고 해도 거의 한 달 전이지만..)에서 통영으로 이사 간다는 이야기를 부모님께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적었던 것처럼 부모님께서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셔서.. 나중에 정말 정말 후회할 일이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심호흡을 크게 하고 전화를 드렸다.
저 통영 갑니다. 4년 정도 장기 출장으로 가게 됐어요, 명절에 뵙고 식사 나누면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못 맞췄습니다. 짐 싸고 이런저런 이사 준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못 뵙고 갑니다. 죄송합니다.
정도의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다. 화목한 가정에서 보자면 참 정 없고 딱딱한 멘트인데, 나름 정말 큰 용기를 갖고 꺼낸 말이다.
뭐 하여튼,
통영 이사를 간다고 전화를 드리니 아버지 하는 말,
정말 우연히 어머니를 길에서 만나니 어머니 하는 말,
니 집은? 내가 들어가서 살면 되는데..
정말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물론 앞에 어찌 가느냐, 얼마나 오래가느냐, 못 봐서 아쉽다 등등의 이야기는 했다. 아니, 했겠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고 말미에 부모님 두 분 다 저 이야기를 하신다. 둘이 사이가 안 좋고, 혼자 사는 아들새끼가 다른 데 간다고 하고, 그러면 집이 비니까 내가 들어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의 프로세스가 진행이 됐겠지.
도대체 왜 이혼하지 않는가? 그냥 각자의 행복을 찾아 살면 안 되나? 그렇게 서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 바에야 각자 살지. 안 봐도 집안 분위기(꼴)가 뻔하다. 그냥 서로 없는 사람처럼 지내겠지.. 주위에서 보는 시선이 두려운 건가? 이미 친한 사람들이면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알 텐데?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나 새끼 장가가는 것까지는 봐야 한다는 책임감인가? 정말 정말 앞 구르기를 하며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 된다.
지옥불효자식새끼 조금 더 용기가 생기면 대놓고 물어봐야겠다. 도대체 왜 이혼하지 않느냐고. 각자의 행복을 찾아 떠나시라고.
여태까지 살아왔던 지역을 떠나서 이사 간다고 말씀드리려 전화를 했는데 기분만 조졌다. 매우 기분이 좆같다. 씨바.
Image from Pixabay https://pixabay.com/images/id-908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