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아니라 불안이 자라나는 생태계
요즘 CEO들 사이에서 “성과 하위 10%를 해고하면 조직의 밀도가 높아진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잭 웰치의 전략을 근거로 삼지만, 정작 GE조차 그 전략을 버렸다.
마이크로소프트, 포드, 델, 인텔 같은 회사들도 내부 연구 끝에 폐기했다.
왜냐면 이 방식은 장기적으로 사기를 꺾고 정치만 키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동료를 경쟁자로 보게 되고, 실험이나 도전은 줄어든다.
구글이 고성과 팀의 핵심 조건으로 꼽은 “심리적 안전감”은 이런 곳에서 절대 생길 수 없다.
누가 언제 잘릴지 모르는 환경에서 창의성을 기대하는 건 착각에 가깝다.
직접 경험한 회사도 있었다. 10%를 내보내고 새로 채용하는 순환을 반복하자, 협업하던 타 부서 담당자들이 끊임없이 바뀌어 맥락이 사라졌다. 새로 온 사람들은 역사도 모른 채 반복 실수를 하고, 남은 직원들은 지쳤다. 결국 하위 10%가 아니라, 상위 인재들까지 함께 퇴사하는 결과가 나왔다.
해고는 쉬워 보이지만, 그 후폭풍은 길고 깊다.
한 사람을 내보내는 순간 팀의 분위기는 얼어붙고, ‘다음은 나인가?’라는 불안이 자리 잡는다.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해고하고 다시 채용하는 비용이 더 크다는 건 많은 리더들이 이미 알고 있다.
결국 문제는 사람보다 환경이다.
명확하지 않은 목표, 반복되는 우선순위 변경, 애매한 리더십이 하위 10%를 만드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어떤 경영자들은 “조직을 정화한다”는 마음으로 사람을 먼저 자르려 한다.
요즘 “AI로 경영자부터 대체하자”는 농담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정말 모르겠다면 AI에게 물어보면 된다.
“지금 잘라야 하는 건 직원입니까, 전략입니까?”
아마 AI의 답은 간단할 것이다.
“정답은 사람 문제가 아니라, 판단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