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원에 오르며

by 황하

참선원에 오르며

黃河


봄날을 요동치던 꽃들의 아우성은

한밤에도 그칠 줄 모르고 속닥거린다.


늦 봄 지나고서야

겨우 오른 이파리

유월이 지난다고 사그락 대고,


구월 무서리에 목덜미 꺾인 망초

짧은 생을 애저이듯 높바람에도 꼿꼿하다.


내린 사이 없이 내린 눈은

사방을 점령하여 고정하는데,


스님 발자국 소리는

있는 듯 없는 듯 바람결처럼 오가고

헛기침 소리마저 울림 없이

이내 자즈러들고 만다.


수 백의 세월 동안

부처님 그늘막 자처한 고목은

여의주 움켜쥐고 여전히

선정 놀이에 하루해가 짧고,


살랑대는 풍경 소리만으로도

속세를 지워낼 듯한,


오르지 않으면 엄두도 못 낼

화엄(華嚴)의 세계가

단물 들듯 지천에 배어나는 곳.


하루도 거름 없이

수미산 높이 마냥 차곡차곡

업보만 쌓아가는 중생은

빈 마음 채찍하며 오늘도 허둥허둥

참선원 된비알길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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