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by 황하

능소화

黃河


장마가 멀지 않았나 보다.
능소화,
담벼락에 목 내밀고 도도히 일렁이고 있다.

불면의 시절에도
그늘진 자리에서 환영처럼 아른 대더니
다시 피어난 자리 그대로 도도하다.


아!
지난해 그때처럼 어김없이 나는 유혹에 들 테고

지난해 그때처럼 꽃은 여분도 주지 않고
뚜욱,
떨궈 버리겠지.

들끓는 팥죽처럼
미증유의 시간들이 활개 치는 시절에
타는 갈증 삼키지도 못한 채

나,
능소화 꽃그늘 아래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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