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요寂寥

by 황하

적요寂寥

黃河


고요하다고

그저 고요한 게 아니다.

새들은 지친 날개

잠시 접었을 뿐,

바람은 목 꺾인 전나무 가지 끝에

잠시 매달려 있을 뿐.


미동 없다고

생각마저 끊긴 게 아니다.

굳은 가부좌 풀어낼 겨를 없이

망상은 팥죽 끓듯 들끓고,

안과 밖의 경계에서

눈꺼풀만

파르르 떨고 있을 뿐.


적적하다고

여여(如如) 로운 게 아니다.

고삐 풀린 마음자리

맹꽁이마냥 날뛰고,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이미

산문(山門) 밖을 나선 지 오래.


그러든 말든 처마 끝 풍경(風磬)은

꾸벅 졸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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