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에서

by 황하

남대문에서

黃河



난간 위에 매달린 젖은 비둘기처럼

처마 밑 모서리에 쪼그려 앉아

시름 피워대는 그의 손끝이 푸스스하다.


고단함만큼이나

품어대는 연기는 무게를 더하여

발아래로 내려앉아 강을 이루고,

김 오르는 포장마차 주마등에

마른 가래 삼키듯 목젖 울리지만

구깃해진 지폐 몇 장 사라진 후,


밀물처럼 다가올 외로움을 안다.

텅 빈 헛함에 자괴할 그 모습을 본다.


계곡 같은 주름 너머로

더 깊은 굴곡을 토해내는 이,

담배연기만 연신 삼켜 허기를 채운다.


제 몫을 못하기는

사람이나 수레나 매 한 가지,

내동댕이치듯 놓인 수레 위로

빗방울은 부스러기 부풀어 올리고

처마 밑 웅크린 사내

한숨만 연신 토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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