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고 싶은 당신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비평이 더는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콘텐츠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또 분석하는 글들은 프로그램 요약이나 흥미 위주 기사에 비해 사람들에게 점점 더 외면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는 했습니다. 고작 예능에 뭘 기대하냐고, 그래봤자 드라마는 픽션일 뿐인데 뭘 그렇게 정색하냐는 반응과 거듭 부딪힐수록 저조차도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누구도 읽지 않고 믿지 않는 이야기를 계속하는 건 아무래도 지치는 일이었으니까요.
엔터테인먼트를 비평의 눈, 특히 여성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된 것은 너무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언급되는 바람에 아주 먼 옛날의 사건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는 2015년 옹달샘의 여성 혐오 발언 이후였습니다. 예능과 드라마, 영화 그 모든 것들은 현실과 결코 떨어진 채 만들어지지 않고, 오히려 현실을 노골적으로 비추는 판이란 걸 너무 늦게 알게 됐지요. 얼마 전 드러난 승리와 정준영, 용준형 등 남성 한류 스타들이 연루된 약물을 이용한 강간 및 성매매 알선, 불법 촬영과 공유 등의 사건은 또 어떤가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남성 중심의 세계는 단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으며 그 안에서 여성들은 계속해서 자리를 뺏겨야 했지만, 고작 엔터테인먼트일 뿐이라는 이유로 이 곳이 품고 있는 문제는 언제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져 왔습니다.
아무리 많은 여성이 지적해도 여성 혐오가 담긴 장면은 여전히 매일 반복됩니다. 대다수의 여성 엔터테이너와 크리에이터들은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거나 저평가됩니다. '스타'라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여성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남성들도 있습니다. 헤이메이트는 두 번째 포켓북 <여자들은 먼저 미래로 간다>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정확히 인식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더 많이 필요한 여성의 자리에 관해 이야기하고, 여성 서사에 대해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특집에서는 셀럽 맷과 헤이메이트가 함께 진행 중인 네이버 오디오클립 <시스터후드>에서 꼽은 작품들을 통해 여성 중심 서사의 연결 지도를 그려봅니다. 완벽한 여성 서사, 완벽한 여성 엔터테이너의 틀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엉망인 엔터테인먼트 산업 속에서도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여성들에 대해 말합니다.
지금 엔터테인먼트에 필요한 것은 여성에 더 집중해서 말하는 일이며, 이것이 엔터테인먼트를, 더 나아가 여성의 삶을 좀 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와 더 많은 여성의 시선이 필요합니다. '그까짓' 예능이, 대중음악이, 영화가, 드라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더 제대로 보고 싶은 당신을 위해 / 황효진
FEATURE
여성의 시선으로 진단한 2019년 현재의 영화, 케이팝, 넷플릭스, 드라마, 예능
남자들은 안 바뀌어도 우리는 바뀌겠죠: 영화와 여성
K-POP MUST DIE: 케이팝과 여성
나는 이제 TV를 켜지 않는다: 넷플릭스와 여성
<SKY 캐슬>이 끝난 뒤에 남은 것: 드라마와 여성
큰 판은 여자가: 예능과 여성
ESSAY
세 여성 필자가 이야기하는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과 여성 캐릭터
웃기는 여자는 힘이 세다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 영화감독 윤가은
강하고 품위 있는 <글로리아> / 영화 저널리스트 이지혜
단단한 미소의 세계 <소공녀> / 일러스트레이터 심하림
PEOPLE
지금 여기서 이야기해야 할 여성 엔터테이너4
욕망하는 여성의 얼굴, 염정아
박나래의 극한직업
한지민의 선택
캡틴, 브리 라슨
SPECIAL: SISTERHOOD
네이버 오디오클립 <시스터후드>를 함께 들으며 읽을 때 더욱 좋은 여성 서사 지도
증명할 필요가 없는 <캡틴 마블>
여성은 여성을 돕는다 <빅 리틀 라이즈>
너의 눈을 칼로 찌르는 꿈을 꿨어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이게 삶이야 <원데이 앳 어 타임>
성교육이 필요한 모두에게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21세기에 로맨틱 코미디를 만드는 법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산드라 블록과 함께라면 재앙도 두렵지 않아 <버드 박스>
할 말이 있는 당신을 위한 <거리의 만찬>
당신을 돌봐주러 왔어요 <툴리>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우리들 <어느날 인생이 엉켰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유전>
춥고 지독한 서울에서 나로 살기 <소공녀>
엄마, 날 좋아하긴 해? <레이디 버드>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레슬링 <당갈>
아이와 어른 모두를 믿는 이야기의 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에필로그
여자들은 먼저 미래로 간다 / 윤이나
페이지 및 판형
° 페이지: 150페이지 (예정)
° 판 형: 105x175 mm
<여자들은 먼저 미래로 간다>는 [헤이메이트]의 포켓북 시리즈의 두번째 책으로, 지난해 가을 출간한 <둘이 같이 프리랜서>와 동일한 판형으로 제작됩니다.
제작 일정
° 원고 / 내지 디자인: ~4/2
° 교정 및 교열: 4/3~4/5
° 펀딩 종료: 4/8
° 인쇄: 4/10~4/12
° 포장 및 배송: 4/15~4/19
(표지 이미지와 내지 이미지는 제작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