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눈치 보는 문화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제기된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오죽하면 일론 머스크니, 유명 유튜버마저 한국이 "집단자살"로 꼬라박는다며 한국을 조롱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중학교 이래로 살아본적이 없는 관계로, 한국의 자세한 사정에 대해서는 모른다. 하지만 외부자의 시선에서만 보이는 면들이 있을터.
얼마 전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보았다. 아이 부모가 비행기 타기 전, 주변 승객들에게 작은 선물과 양해의 편지를 돌렸다는 기사였다. 그러나 나를 충격에 빠트린건 댓글들이었다.
"이정도는 해야지."
"민폐 부모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충격 그 자체였다. 나는 기사 읽을적에는 부모가 약간 눈치 많이 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댓글들은 이를 당연시하는게 아닌가.
그렇게 이 글을 적게 되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을 민폐라고 한다. 피해주면 안된다는 대명제에는 누구나 공감할테지만, 이유에 따라서 사람들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차선을 변경하는 앞차를 우리는 욕한다. 하지만 만약 앞차에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있다면 우리는 그래도 혀를 차겠지만 욕하지는 않을거다.
비슷하게 옛날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떠들고 노는 것에 관대했다. 아이들은 왁자지껄, 사회의 눈치 안보고 사는 존재라고 모두가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즘은--내가 아는바로는--그와 정반대다. 아이들마저 사회의 눈치를 봐야한다. 아이의 순진함은 더이상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노키즈존", "애 부모는 비행기를 타면 안된다" 등의 말이 나오는 이유는 아이들의 소음을 민폐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떠드는건 당연하다. 순진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때가 묻지 않았기에, 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더이상 웃으며 바라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부모들이 아이를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말 역시 잘못되었다. 아이들이 교육한다고 그대로 행하던가? 우리가 어렸을 적에 공부하라고, 당장의 노력이 미래를 만든다고 배웠을때에 우리는 그 말을 따랐던가.
우리는 아이들에게 보다 관대해져야 한다. 어린이 인권을 주창하신 방정환 선생께서 말씀하셨듯 어린이는 나라의 새싹이다.
열달 동안 배불러 낳고, 금이야 옥이야 키운 내 아이가 민폐 취급 받는다면 세상 그 누가 아이를 낳고 싶을까. 아이 때문에 카페도, 식당도, 비행기도 못 간다면 부모는 어딜 갈 수 있을까.
그러나 사람들은 아이들을 꺼려한다. 이는 혐오다. 시끄럽게 굴거나 (어른의 시선에서) 이해 못할 행동을 하는 어린이들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에 기반한 혐오이고 차별이다.
어린이 혐오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다. 아이가 시끄럽게 울거나, 내 발을 밟거나, 잠들기 직전의 나를 툭툭 치더라도 나는 짜증은 나지 않았다. 아이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어렸을 적에 다른 어른들에게 그랬을테고, 그들 역시 나처럼 웃으며 넘겼기 때문이다.
민폐 문화가 저출산의 유일한 이유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따뜻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보다 몇살 먹은 어른들이고, 그들의 길을 얼마전에 걸어본 경험자이며, 그들은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어린이들은 귀엽지 않은가. 강아지와 고양이가 귀여워보이는 이유는 어린이 같은 외모 때문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은 거기에 말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