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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봅니다

by 스캇아빠

캐나다에서 살고 있기에 가끔 한국과 캐나다의 차이를 궁금해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러면 나는 항상, 사람 사는 것, 여기나 거기나 다 비슷하다고 이야기한다. 어디서나 질투하는 마음이 있고, 어디서나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어디서나 바쁘다는 핑계로 사람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끔 아주 가끔, 캐나다와 한국의 아주 작은 차이가 크게 와닿을 때가 있다.


우분투라는 말이 있다. IT 쪽에서는 아주 흔하게 쓰는 리눅스의 한 종류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실제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이 없다. (적어도 나는 몰랐다.) 우분투 (Ubuntu)는 아프리카의 고대 반투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류애등을 뜻하는 단어라고 하는데, 뜻은 간단하다.


"네가 있어 내가 있다"

"I am what I am because of who you are"


어떻게 보면 쉽고, 어떻게 보면 어렵기가 짝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하지만, 이 우분투라는 말은 아프리카말이고, 그 말을 채용한 사람은 영국계 IT 회사다. 서울에서 사람들과 바글바글 거리며 살다가, 캐나다에서 살면서 어디든 소속해 있지 않다고 생각되는 요즈음 우분투라는 말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몇 주 전 아는 사람이 헝거게임과 다이버전트를 읽고 디스토피아적인 사회에 대해 리포트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아는 사람은 꽤 가까운 사람이었고 (와이프다) 내가 헝거게임은 책으로 다이버전트는 영화로 봤다는 말에 나보고 대신 쓰라고 압박을 해왔다. 하지만, 단호히, 숙제는 본인이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고, 이 이야기는 아직도 별로 유쾌하지 않아 하면서 여전히 나를 회유 중이다.


그래서 여기 브런치에 감히 2개의 작품을 모두 본 사람으로서, 두 개 작품의 감상평을 남기고자 한다.

헝거게임은 책으로 봤지만, 영화로 봐도 제니퍼 로렌스가 이쁘니 굳이 책으로 볼 필요가 없고, 다이버전트도 셰일린 우들리라는 배우를 알지 못했는데, 누군데 저렇게 이쁘고 연기도 잘할까 하는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아 물론, 둘 다 디스토피아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중앙정부가 잘 서있고, 하지만 역시 디스토피아는 설국열차가 짱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정도로 감상평을 남길 수 있겠다.


외국 영화 (한국영화가 아닌 영화)를 보다 보면. "I see you" 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당신을 봅니다."


새학기가 시작하고, 한국에서 복귀하고, 곧바로, 정신없이 한달이 흘렀다. 아직 한달밖에 안지났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딸아이는 12학년이, 아들은 10학년이 되었다. 회사는 인원이동이 있었고, 나가는 사람도 들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물가는 미친듯이 오르고, 새로 갱신한 모기지는 이자율이 억울할정도로 많이 올랐다. 그런데, 그럼에도, 나는 당신이 있어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괴팍하고, 성질 고약한 나와 같이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저는 언제나 당신이 있어 내가 있었고, 지금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을 봅니다.


PS : 리포트는 혼자 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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