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적응할 만도 한데, 시차는 언제나 헷갈린다.
한국의 월요일 아침 9시는 토론토의 일요일 오후 8시다. 캐나다에서 보면, 한국은 언제나 시간이 앞서가 있고, 한국에서 보면 토론토는 시간이 아직 뒤처져 있다. 한국은 KST (UTC+9)를 쓰고 토론토는 EDT (UTC-4)를 써서 한국이 토론토보다 13시간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은 토론토보다 앞서 일주일을 시작하고, 토론토는 그보다 늦게 일주일을 시작한다. 쉬울 것 같은 이 이야기는 누가 뒤에 있고 누가 앞에 있고, 뭐가 앞서있고, 뭐가 뒤처져 있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헷갈리기 시작한다. 앞서 시간이 흐르는 서울이 시간이 앞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토론토 입장에서 보면, 일요일 저녁일 때, 서울을 보면 월요일 아침이니까 뒤에 있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보통 무엇이 흐른다고 하면 앞에서 뒤로 흐른다고 이야기하게 되고, 만약 시간이 흘렀다면, 토론토 입장에서 서울은 이미 일요일 저녁을 흘러 보냈으니까 뒤에 있다고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건 내가 사상이 이상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이 앞에 있다 뒤에 있다가 나오는 순간, 시차를 설명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토론토에서 일요일 저녁에 손흥민 경기가 있다고 한다면, 서울에 있는 사람들은 월요일 아침이고, 월요일 아침의 서울 사람들은 , 일요일 저녁 토론토에 있는 손흥민 경기가 어떻게 될지를 매우 궁금해하게 된다. 또, 서울에 살고 있는 월요일 아침의 심씨는 아침에 지각을 했고, 이걸 보는 토론토의 일요일 저녁 나는 심씨를 본보기 삼아 지각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과거는 이미 정해졌고, 미래는 정해지지 않는 게 정상인데, 과거 손흥민의 경기가 현재에 살고 있는 서울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미래의 심씨는 지각을 했지만, 과거의 나는 지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본론은, 나는 "서울로 여행하기" 연재를 월요일로 연재하기로 정했고, 지금 나는 연재일을 놓치지 않으려 월요일 저녁 글을 쓰고 있지만, 브런치 앱에서는 이미 연재일을 놓쳤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내 기준으로는 늦지 않았다.
꼭 그 말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