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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남사친, S의 기억!

by 황마담

아직도 인생 첫 남사친이었던,

S의 모습은 내 기억 속에 선명한데..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을 뿐더러-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아예 같이 사진을 찍은 적조차 없었던 것 같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서-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두고 싶다;;; ㅋ





고등학교 때의 나는 왕따였기에,

학교 친구는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옆에, 엄청 예쁘고 잘 노는(!!) 날라리 친구,

현경이가 있다는 걸 알아버린 학교 친구들은..


앞에서는, 나도 날라리라고 매도를 하면서도-


뒤로는, 조심스레.. 현경이를 통해 소개팅을

주선해 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해왔다. ㅋㅋ


(누가 진짜 내숭에,
호박씨를 까는 건지 모르겠;;;;ㅋ)


그러면 나는,

한 명이라도 더 내 편을 만들고 싶은 욕심에,

그런 의사를 바로 현경이에게 전달했고..


현경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너무나도 선뜻. 자기가 아는 남학생들과의

소개팅을 주선해주었다. ㅎㅎㅎ




그러던 어느 날.

소개팅을 주선해 주기 위해..


나와 학교 친구, 현경이와 남학생 S.

이렇게 넷이 만났고.. 서로 소개를 시켜주고는,

나와 현경이가 먼저 일어나서 나가려는데,

그 남학생 S가 계속 우리를 붙잡는 거다;;;


그래서 결국, 그 날의 소개팅은 넷이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다가, 끝이 나버렸는데..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되고야 말았다.


학교 친구는 소개팅을 했던 S가

너무 맘에 든다고, 계속 만나고 싶어 했으나..


황당하게도, S는 현경이를 통해-

나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해 온 것이다;;;;


게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S는 나름 유명했던, "오발탄"의 리드 싱어였다.


“오발탄”은 국민학교 동창이었던,
인근 고교 남학생들이 뭉쳐서 만든-
아마츄어 학생 밴드였는데..

음악 실력도 괜찮았지만, 엄친아의..
화려한 멤버 구성으로 더 유명했다.

멤버 전원이.. 부잣집에, 잘 생기고,
심지어 공부도 잘하는! 반장급들로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나중에는, 인근 여고들의 축제에 고정으로..
섭외 1순위였을 정도로 인기 폭발이었다.


상황이 이러했을지니..

나는 정말 순식간에, 완전히! 새가 되어버렸다 ㅠㅠ


소개팅을 시켜줬던,

학교 친구의 원망(?!)은 물론이고..


다른 친구들의 시샘 어린 시선도..

온 몸으로 받게 되었으니 말이다.


내 입장에서는, 딱 한 번.. 그것도 다른 친구의,

소개팅을 주선해주기 위해 만났을 뿐인데..

이게 대체 뭔 일인가.. 싶었다. 정말.. 흑흑~




이것도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였는데..


처음에는, S가 나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자기가 아는, 우리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내 얘길 물어보면서.. 조금씩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하는 여학생들에게

S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라고, 이름까지 밝히면서-


(여학생들을 따돌리기 위한 방패막이로,
S가 나를 조금은 이용한 것 같기도 하다;;;ㅋ)


핑크빛 소문은 정말 일파만파로 번져-

완전 수습 불가의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ㅠ




그래서.. 진실은...?


그때는, 오히려 헛소문과 친구들의 이목 때문에-

나는 절대! S를 다시 만날 수 없었고..


(게다가, 당시의 나는.. 일편단심 민들레.
오랫동안 깊이 짝사랑한.. 첫사랑이 있었다!)


나중에, S가 우리 집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먼저 전화를 걸어오는 바람에, 아주 가끔.

안부를 전하는 통화만 하면서, 그렇게 지내다가..


각자 대학에 진학하고 난 후에-

마침, 서로 가까운 대학에 다니게 되기도 해서..


그제야, 정말로 편한!! 친구가 되어-

한동안 자주 연락하고, 얼굴도 보며 지냈는데..


S가 군대에 가면서,

너무나도 자연스레- 연락이 끊어졌다.


(이때까지도 집 전화 외에는,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에 와 돌아보면, S와의 추억은

조금은? 순정만화 같았던.. 일이었고..


그때 나의 매력(?!)은.. 이뻐서도, 잘 나서도,

절대 아니라.. "무심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모두가 좋아하고 열광했던 어떤 것에,

거의 혼자만 무심했으니.. 그 자체로 튈 수 밖에! ㅋ


근데, 나로서는..

일부러 무심했던 것도 절대! 아니었고-


내 첫사랑 오빠에 비하면,

S는 완전 얼라~에, 껌딱지였을 뿐.. ㅎㅎ


요즘도 가끔은, S의 소식이 궁금할 때가 있다.

기원아~ 잘 지내고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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