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도.. 사진이 한 장도 없다 ㅠㅠ
그때도 지금처럼, 핸드폰이 있었다면..
아니, 디카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고등학교 3학년 때,
날라리 친구 현경이를 따라서..
처음으로! 나이트클럽에 갔을 때의 일이다.
평소 호기심이 정말 많았던 나는,
놀고 싶었던 마음보다는.. (어차피 몸치라;;;)
거기가 어떤 데인지.. 궁금함이 훨씬 컸는데..
막상 따라 가보니, 너무나! 현란한? 데다가-
시끄럽고, 정말 정신이 한 개도 없는 거다.
(나는 지금도, 많이 시끄러운 곳에 가면..
머리가 지끈- 아파서, 오래 있지를 못한다;;;)
그래서, 적당히-
분위기만 관람(?!) 하고 나왔는데..
그로부터 얼마 후.
현경이가 넌지시- 요상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나이트에서..
내가 아는 남학생 H가 널 보고는,
소개 시켜달라고 계속 조르는데.. 어떡하지?
그런데, 그 남학생 H는.. 그 나이트에서도,
완전 짱 먹을 정도로, 진짜 너무 날라리라-
안된다고! 관심 끄라고!!
절대로 소개시켜 줄 수 없다고!!!
현경이가 단호하게 거절을 했는데도-
계속 조르는 통에, 입장이 대략 난감한데..
어떡하면 좋겠냐고.. 물어보는 거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또 다시, 엄청난 호기심이 발동! 해서-
그냥 H를 소개시켜 달라고 했고..
(지금도 나는 궁금한 건 절대! 못 참는다!!
오죽하면 별명이 "호기심 천국"이었을까;;ㅋ)
그렇게.. 나의 두 번째 남사친.
H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
알고 보니, H는 우리와 같은 고 3이지만-
실제 나이는 2살이나 많은, 오빠였다.
사고를 많이 쳐서 정학을 맞기도 했고,
심지어 연합고사도 떨어져서, 재수를 하는 등-
무려 2년이나 꿇어서, 그렇게 된 거라 했는데..
(그런데도 계속.. 친구 먹기로 해서,
우리는 그냥 서로 이름을 불렀다. ^^ㅋ)
H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등장한-
나이트 클럽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나 같은 범생이(?!) 가 신기해보였고..
또, 좀 착해 보이기도(?!) 해서-
공부 잘 하는 친구 하나 갖고 싶은 마음에..
나를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는 거다. ㅋ
이후, 우리는 주로 집 전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당시에는, 오직 집 전화 밖에 다른 통신
수단이 없어서.. 서로 몇 시에 통화를 하자..
미리 약속을 해두고, 가족들이 모두 잠든
깊은 밤에.. 거의 매일 통화를 했더랬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재미도 있었고, 은근 통하는 것도 많았다.
또 한편으로는,
H의 가정 환경과 속내에 대해, 깊히 알게 되면서..
이상한 연민(?!) 같은 감정도 생겼던 것 같다.
H의 집은 정말 엄청난 부자였는데,
부모님이 완전.. 콩가루였다;;;
사업을 하느라, 엄청 바쁘기도 했지만-
각자 바람까지 피느라, 거의 집에 안 들어왔고..
그래서 집에는 늘.. 파출부 아줌마와 H, 단 둘 뿐.
가끔 부모님이 집에 들어오는 날에는,
당신들의 빈자리를 마치 돈으로 메꾸려는 듯-
거금을 팍팍- 주고 갔는데..
(그 시절에도, H의 지갑에는 항상..
빳빳한 수표가 수북하게 들어있었다.)
그런 부모님의 관심을 받기 위해,
아무리 사고를 쳐봐도..
또, 흥청망청- 아무리 돈을 써가면서 놀아봐도..
H의 공허함과 고독은 채워지지 않았고-
마땅히 대화를 나눌 상대조차 전혀 없던 차에,
그나마 내가.. H의 대화 상대가 되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두 번째 남사친이었던 H와는..
한동안 매일 통화만 했고, 아주 가끔 찾아와서,
맛있는 밥을 사주고 간 게.. 전부. 였다.
그리고, H는 내가 대학에 합격하자-
자기도 처음으로 좋은 대학(?!) 다니는
친구가 생겼다며, 엄청나게 좋아했었는데..
막상, 내가 대학에 입학을 하고 나자-
먼저 연락을 끊더니,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그 뒤로.. H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문으로는-
미국으로 갔다는 이야기도 있고..
일본으로 갔다는 이야기도 있고..
심지어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창현아.. 제발.. 어디에서든..
건강하게 잘 살고 있기를.. 간절히 기도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