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1월.
몹시도 추웠던, 어느 날이었다.
서울역 광장에서, 대통령 후보였던-
백기완 선생의 유세를 겸한 집회가 있었는데..
(그때도 나는, 전단지와 모금함을 들고..
사람들 사이를 정신없이 누비고 다니면서,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하고 있었다. ^^ㅋ)
가난했던 선거운동본부의 여건 상-
마이크 설비도 변변찮았던, 열악했던 단상 위에..
한 젊은 남자가,
통기타 하나만 덜렁- 메고 올라오더니..
간단하면서도 재치있게,
백기완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고는..
무반주에, 생 라이브로!!
“광야에서” 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와우~!!!! ♥.♥
그 목소리는, 정말로..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근사했고!!
세상의 그 어떤 악기보다,
인간의 목소리가 더 훌륭한! 최고의 악기임을!!
그때 처음,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 때,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불렀던 젊은 남자가
바로-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의..
김. 광. 석.
당시에, 대부분의 진보 진영에서는-
'비판적 지지를 통한 야권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노찾사, 안치환 등의 많은 민중 가수들까지도,
김대중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었기에..
정말 소수 중의 소수였던!!
우리 백선본 입장에서는, 그의 참여가
정말로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알게 된, 김광석이라는 가수는
이후로도, 유세장에 종종- 나타나서,
지지 발언과 함께 멋진 노래를 들려주었고..
정치적으로도 같은(!!) 생각을 가진 그의,
백만불짜리 미소와 음성에 홀딱! 반해버린 나는..
그때부터, 그의 공연장마다 쫓아다니는..
진정한. 왕 팬! 이 되어 버렸다!!! ♥.♥
지금에 와서, 돌아봐도-
내 인생 최초의! 팬으로서의 덕질은,
온전히 김광석 오빠 뿐 이었는데..
보통, ‘학전’ 같은 공연장에서 한 달씩.
장기 공연을 하면.. 1주일에 한번 이상,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은 기본이었고!
심지어는, 1주일에 3번이나 간 적도 있었으니,
공연 레파토리와 멘트까지 전부 줄줄-
다 외울 정도였다. ㅎㅎㅎ
그러다보니, 또 자연스레-
팬이자, 동지이자, 오빠-동생이자, 친구처럼..
김광석 오빠와의 친분도 깊어지게 되었고,
재미난 추억도 많이 만들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허망하게, 오빠가 떠나버린 후-
가슴에 남은, 못 다한 말들이 너무 많아서..
한동안은, 오빠를 떠올리는 것도..
심지어 노래를 듣는 것까지도 두려울 정도였던..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ㅠㅠ
(함께 한 추억과 못 다한 이야기들은,
이어서- 정리해보려 하는데..
어디까지,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솔직히..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어느새, 그때의 오빠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더 나이가 들어버렸는데..
내 20대의,
찬란했던 청춘의 한 자락을 함께 했던!!
김광석 오빠를 추억하며..
문득. 그날의 서울역 광장에서 울려 퍼졌던-
“광야에서” 노래가.. 사무치게 그립다.
(이렇게 듣는 노래는,
내 기억 속의 목소리에 비해 너무나도 무난해서..
그 생생한, 가슴 터질 것 같은 성량의 라이브를!
절대 다시 들을 수 없다는 것이..
가슴 저리게.. 아프고, 안타깝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