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23.
1990년대. 당시에 이화여대에는,
정말로 이상한 학칙이 두 개 있었는데..
바로, “금혼”과 “연예 활동 금지” 였다!
금혼의 경우, 1946년부터
학칙으로 성문화 되었다고 하는데..
14조에, 신입생의 입학 요건을 미혼으로 규정했고,
28조에, 재학 중 혼인을 금지했다.
미혼 입학 규정은..
과거에 성행했던 조혼 풍습으로부터,
여학생들의 교육권을 지켜주기 위해서!
어린 여학생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지켜내기 위해서!!
재학 중 혼인 금지 규정은..
결혼과 학업을 병행하기 힘들었던 시절에-
결혼 후, 자의든 타의든.. 무단결석 등의 사유로,
제적 처리가 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여학생들의 학업권을 지켜주기 위한,
아름다운 전통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그건 모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케케 묵은- 고랫적 이야기이고..
달라진 세상에서,
학생들의 결혼 선택권을 강제로 제한하는..
"금혼"이라는 학칙은-
더 이상 아무런 필요도, 의미도 없었기에..
우리는, 이 이상한 학칙을 반드시 폐지 시키겠다고!!
총학생회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걸기까지 했던 만큼,
학교 측과 무척이나 많이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도, 우리가 졸업할 때까지..
이 학칙은 전혀! 폐지 되지 못했고 ㅠㅠ
이후로, 많은 후배들과 동문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치열하게 싸운 결과!!
2003년에 이르러서야,
금혼 학칙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화여대가 개교한 해가 1887년이니,
무려 116년만의 폐지였다.)
또 하나, "연예 활동 금지"라는 학칙의 경우는..
금혼처럼 성문화 되지는 않았지만-
관습적으로, 암암리에, 유지되고 있었는데..
(그래서 심증은 있어도,
물증을 찾기가 어려웠다;;)
어느 한 음대 후배가 대학가요제에 출전을 해서,
덜컥! 상을 받게 되는 바람에, 수면 위로 떠올랐고..
(떨어졌으면, 아무도 몰랐을 테니까;;;)
학교 측에서 그 후배에게.. 학업과 연예 활동.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할 것을 강요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제야-
크게 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했는데..
정작 당사자인 후배가 잠수를 타듯-
휴학을 하면서, 장고에 들어가 버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예 활동을 포기하고, 학업을 선택하면서..
모두가 화력(?!) 을 잃고, 흐지부지-
허무하게 끝나버렸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 이 조항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기에.. 그것이 진정.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