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2월에, 나는 대학을 졸업 했고..
3월에, 둘째는 대학에 입학을 했다.
원래는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지만,
둘째가 허리 디스크로 오래 투병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꽤나 터울이 생겨버렸는데..
이때는, 너무 다행히도-
둘째의 허리가 거의 완치되어,
대학 입학까지 앞두고 있는 상태였으니..
우리 가족에게는, 실로-
"화창한 날들" 이었다고 하겠다^^
중3 때 발병한 허리 디스크로-
오랜 투병 끝에, 간신히 회복되어,
고등학교에 복학할 수 있었던 둘째는..
비록 후배들과 같이 학교에 다녀야 하는,
아픔(?!)을 겪게 되기는 했지만-
복학과 동시에, 또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더니..
대학 입시를 앞두고는,
당연히 서울대에 갈 거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수시 전형으로,
연세대에 진학을 하겠다고 폭탄 선언! 을 하면서-
부모님을 약간(?!) 실망시키기도 했는데..
이유인즉슨-
힘들게 본고사를 치르기 싫다는 것이었다;;;
(나는 학력고사 세대였지만,
둘째는 수능 세대로.. 서울대를 가려면,
무조건 따로! 본고사를 치뤄야만 했다.)
당시에 둘째는, 거의 완치가 되었음에도-
날씨가 좀 흐리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다시 허리가 쑤시고 아프다 했고..
(이후로도 오랫동안 둘째의 가장 큰 무기는,
“허리가 아픈 것 같다.” 였다. ㅋ)
그러면, 우리 가족들은 모두-
꼼짝 마!! 동작 그만!!!
그런 고로.. 둘째의 굳은 결심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지니-
그 덕에, 둘째는..
우수했던!! 내신 성적만을 가지고,
아주 일찍이 "대학 합격증"을 받아놓고,
유유자적. 룰루랄라~ 할 수 있었다.
투병을 한 이후로 둘째는,
성격이 가장 많이 변했던 것 같은데..
어릴 때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고, 욕심도 많던 아이였으나..
아프고 나서는, 나름-
인생 무상을 느꼈던 것인지..
큰 욕심도 없을 뿐더러,
대단히 하고 싶은 것도 없어 했고..
적당히, 편하게,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길을..
선택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명석했던 "천재과" 의 둘째가..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욕심도 내려놓고 사는 듯한 모습을 지켜보는 게-
무척이나 안타까우면서, 아깝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 만족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면..
즐기면서 사는 인생도! 꽤 근사해 보이기도 한다.
그저, 오래오래- 건강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