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처음 봤던,
그 날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한다.
당시에, 우리 집은 방이 2개 였는데-
(한 지붕 세 가족이 살았던 시절이었다.)
안방에서는 부모님과 막내인 남동생이 같이 잤고,
작은 방에서는 딸 셋이, 나란히 누워서 잤더랬다.
그 때는, 밤 9시 정각이 되면-
“어린이는 잠자리에 들 시간” 이라는,
안내 방송이 TV에서 흘러나왔고..
그러면, 우리 가족들도 모두-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하필, 그날 따라 왜 그랬는지..
나만 혼자 잠이 들지 못하고, 한참을 뒤척이다가-
깊은 밤의 어둠 속이 무섭고 심심해서,
살그머니 다시 TV를 켰고-
우연히, 흘러 나오는 영화를 보게 됐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 <사랑하는 사람아> 였다!!!
영화 <사랑하는 사람아>는-
열렬히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가 있었는데,
여자의 엄마가 기지촌 양공주였던-
과거가 밝혀지면서, 남자 집안의 반대로..
둘이 헤어지게 되고,
여자는 혼자,
남자의 아이를 낳아서 키우게 되는데-
집안에서 정해준,
다른 여자와 정략 결혼을 한 남자가
아내의 문제로..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자,
남자의 부모가 다시 여자를 찾아와서-
아이를 빼앗아간다.
뭐 이런.. 지금 보면-
아주 상투적인, 뻔한 이야기였는데..
영화 속의 여자 주인공이었던.. 정윤희.
그녀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나는 지금도, 우리나라 여배우 중에-
최고의 미인은.. "정윤희" 라고 생각한다.
이미 오래 전에, 동아일보 O2 칼럼에도-
그렇게 글을 쓴 적이 있다^^)
아들 역할로, 남장까지 하고 나오는-
아역의 ‘똑순이’ 김민희는..
정말 너무나도 기똥차게 연기를 잘했다.
당시에 국민학교 3학년이었던 내가,
그 어린 나이에.. 대체 뭘 안다고..
아이를 뺏기고 우는 여자와,
엄마를 애타게 찾는 아이를 보면서..
완전 감정이입. 눈물을 펑펑- 쏟았고!!
옆에 잠든 동생들이 깰 새라-
입을 틀어막으면서, 그렇게 서럽게..
거의 오열을 했던 것 같다. ㅋㅋ
"영화" 라는 걸 보면서, 난생 처음으로..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
어쩌면 그 소중한 기억 때문에, 내가..
단순한 관객을 넘어서.. 영화를 직접.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나도.. <사랑하는 사람아> 처럼-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는 그런-
최루성 멜러 영화를,
제대로 한번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한데..
부족한 나의 실력(?!)도 문제지만,
이제는 낯 뜨거워서..
할 수 있을래나.. 모르겠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