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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아홉 번째 시

by 황만복

지워졌다

머리부터 가슴까지 내려오던 것이

하루아침에 따갑게 얼어붙으면서

한숨에 섞여 쉬이 날아가 버렸다


지우려 한다

세상 모든 것들이 사진처럼 멈추고

내 욕심이 이해보다 앞서려고 할 때

그때는 나부터 등을 돌려야 한다


얼굴에 띄웠던 미소는 고작 순간에 지나고

실수들만 오롯이 먼 들판 위로 소리를 지르는데

아무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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