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루케이도 작가의 <천사 이야기>를 읽고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하지만 기독교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다. 기독교의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이다. '뭐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장 31절)'는 성경 말씀처럼 모든 것을 하나님을 위해 행해야 한다. 또한 그것들은 모두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질지어다.
기독교에서 전도란 어떤 의미일까.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기독교에서의 전도는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는 일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기독교인에게 있어 전도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맥스 루케이도 작가의 <천사 이야기>는 어땠을까.
아쉽게도 이 책은 기독교인들(천사의 존재를 믿는)의 교환일기라고 느낄 만큼 구성이 폐쇄적이었다. 만약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과 무신론자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을 짰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이 책 한 권이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는 일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경에 나온 이야기에 살을 붙여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수호천사는 한자로 지킬 수, 보호할 호, 하늘 천, 부릴 사가 합쳐진 단어다. 영어로는 Guardian Angel. 수호천사의 뜻은 모든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천국에서 보낸 천사다. 마치 기독교문화권에서만 발달된 개념 같지만, 사실 이슬람교에서도 알 무아크키밧이라고 하는 수호천사가 있다.
오늘날 수호천사는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무신론자 사이에서도 널리 쓰이는 단어다. 다만 종교적 의미가 아닌,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을 향한 존경의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대중매체에서의 천사는 타인을 보호하고 희생하는 선한 이미지지만, 이에 대척점으로 타인을 유혹하고 파멸로 이끄는 악한 이미지인 악마가 있다.
종교에서는 각각의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천국에서 수호천사가 파견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호천사는 실제로 존재할까. 아쉽게도 나는 이 예민한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기독교적 교리 또는 이에 대척하는 과학적 근거를 명료하게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나는 둘 다 아니다. 다만 추측과 상상은 할 수 있다.
실제로 기독교라고 하여 모두 수호천사를 믿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 종파에 따라 수호천사의 개념을 부정하기도 하고, 어느 정도 인정은 하지만 자주 언급하지 않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은 전지전능한 신이 이미 존재하기에 수호천사의 개념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일부 기독교인들은 왜 수호천사가 존재한다고 믿는 걸까.
우리는 매일 아침 태양을 본다. 그리고 태양은 온 세상에 빛을 내린다. 그러나 태양이 떴다고 모든 사람들이 태양빛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불과 암막커튼 한 장만으로도 우리는 해가 뜬 사실조차 잊지 쉽다. 어쩌면 수호천사는 빛이 있지만, 빛을 볼 수 없는 환경과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태양이 만든 작은 랜턴, 또는 그것에 기인한 믿음은 아닐까.
맥스 루케이도 작가의 <천사 이야기>에 등장하는 천사는 성모 마리아의 출산을 방해하려는 악마들을 하나님에 대한 찬양과 믿음으로 오직 전투적으로 상대할 뿐이다. 그러나 그 과정도 순탄하지 않다. 지구로 가는 중 악마와 상대하며 고전했으며, 지구에 도착했을 때도 악마에게 유혹당할 뻔했다. 또한, 마리아가 출산할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마리아의 목숨까지 위태로울 뻔했다.
작가가 생각하는 천사란 무엇일까. 하나님이 보내신 사자, 찬양과 믿음을 무기로 악을 처단하는 전사일까. 오로지 선택받은 자만이 수호천사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수호천사가 될 수 없을까. 아니, 그보다 먼저 수호천사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과 무신론자도 지켜줄까.
모든 기독교인이 그렇지는 않지만 일부 기독교인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나 무신론자에게는 천국행 티켓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극단주의자들은 곧 심판의 날이 도래할 테니 지옥행 티켓을 받기 싫다면 하나님(?)을 섬기라고 주장한다. 이들에 논리에 의하면 수호천사는 물론, 우리를 창조한 신마저 우리를 지켜주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물론 나는 신이 있다고 믿지만 특정한 종교를 섬기지 않는다. 하나님이건, 부처님이건, 알라신이건 만약에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다른 종교를 믿는다고 해서, 또는 지금 당장 당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벌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가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사랑은 진실돼야 하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로마서 12장 9절
이미 우리 주변에는 수호천사가 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 죄책감을 통해 반성하고, 병약한 이들을 가여워하고 보호하며, 자신의 이익보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이다. 우리 사회는 이것을 가식이나 위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칭송하며 박수를 보낸다. 이 수호천사들은 내가 어떤 종교를 믿는지, 어떤 신을 섬기는지 결코 구분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수호천사란 바로 이런 것이다.